‘탄생 200주년’헨리 데이비드 소로 새롭게 읽기
■‘소로의 일기’·‘소로의 야생화 일기’나란히 출간

2년 2개월간의 호숫가 오두막 생활을 기록한 ‘월든’의 저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1817∼1862). 오는 12일이면 그가 태어난 지 꼭 200년이 된다. 소로의 내면을 더 깊숙이 들여다볼 수 있는 책들이 나란히 나왔다.
‘소로의 일기’(갈라파고스)는 소로가 스무 살부터 서른네 살까지 쓴 일기를 추려 엮은 책이다. ‘월든’이 호숫가 생활 시절 일기에서 시작했듯, 그는 자연과 인간에 대한 통찰과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을 평생 39권의 일기장에 기록했다.
일기장들은 1906년 14권의 책으로 나왔는데, ‘소로의 일기’는 1∼3권에서 가려 뽑은 청년 시절 이야기다. 책은 스무 살 때인 1837년 10월22일 독일 속담을 인용한 일기로 시작한다. “진실이란 나를 더 나아지게 하는 모든 것이다.”
오두막에서 자급자족한 삶이 널리 알려진 탓에 소로는 세상사와 담을 쌓은 초월주의자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젊은 시절 일기를 보면 그가 자신의 삶을 사랑하며 하루하루의 일상을 충실히 살아갔음을 알 수 있다.
소로는 스물한 살 때 “진정한 정의를 위해 행동하려는 굳센 열망이 세상이나 결과에 대한 모든 두려움을 이긴다”고 썼다. 이듬해는 “운명이 용감한 자를 버릴지라도 용감한 자는 운명을 버리지 않는다”고도 했다. 젊은 시절 이런 사색은 노예제도에 맞서다가 옥살이를 하기도 한 사회운동가로서의 삶을 설명한다. 책 뒷머리에는 소로가 평생의 동반자로 삼은 시인 에머슨의 ‘소로 소전’이 함께 실렸다. 에머슨은 “소로는 늘 오늘을 살았고, 지난날의 기억으로 괴로워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부지런하고 근면한 그는 마을에서 여가를 누리는 유일무이한 인물로 보였다”고 썼다. 윤규상 옮김. 400쪽. 1만5천800원.’
‘소로의 야생화 일기’(위즈덤하우스)에서 소로는 식물학자로서 면모를 보여준다. 그는 1850년부터 10년 동안 월든 호수 주변의 야생화를 찾아다니며 꽃들의 피고 짐, 발견의 기쁨, 사색의 단편들을 적었다.
책에서는 수련·물망초·접시꽃 등 친숙한 이름부터 로툰디폴리아초롱꽃·필브리아타잠나리난초 등 생소한 꽃들까지 수백 종이 계절의 흐름에 따라 피고 진다.
“익어가는 사과 향기를 맡을 수 있으니 나는 그리 가난하지 않다. 시냇물도 내게는 깊다. 가을꽃 블루컬은 모래 위에 고개를 내민 환한 파란색 꽃송이뿐 아니라 강한 돼지풀 향도 계절과 잘 어울린다. 이 색과 향이 내 영혼을 먹이고, 나로 하여금 땅을 사랑하고 스스로를 소중히 하며 기쁨에 넘치게 해준다.” (1851년 8월17일)
목판화가 배리 모저가 꽃들의 생김새를 그리고 이유미 국립수목원장이 식물용어들을 감수했다. 김잔디 옮김. 464쪽. 1만8천원.
명작 ‘월든’은 출판사 열림원에서 특별판으로 새롭게 나왔다. 월든 호수 주변 풍경을 담은 사진 66점이 함께 실렸다. 사진들은 1906년 ‘소로 전집’ 발간에 참여한 사진작가 허버트 웬델 글리슨이 20세기 초반 월든 호수 주변을 촬영한 것이다. 김석희 옮김. 536쪽. 1만8천원.   | 김계연 기자
글쓴날 : [17-08-04 15:53]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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