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제주시 구좌읍 종달초등학교에서는 이석문 제주교육감 취임 3주년을 맞아 이색적인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교육감의 핵심 정책 중 하나인 다혼디 배움학교 3년차인 종달초의 교육주체들이 모여 학교의 변화상을 직접 소개하기 위해 교육청 실·국장은 물론 학생, 교사, 학부모, 지역 주민 등이 학교에 모였다.
간담회는 애초 학교에서 쉼터이자 소통의 장 역할을 하는 장소인 ‘폭낭’ 아래에서 열었다가, 소나기 때문에 도서관으로 장소를 옮겨 진행됐다. 학생, 교사는 물론 지역 주민과 학부모들도 참석해 학교 성과에 박수를 보냈다.
내부형 교장공모로 학교장에 부임한 강순문 교장은 “다혼디 배움학교 운영 후 아이들은 자존감이 높아지고 행복해하며, 학부모들의 눈빛에서 학교와 선생님들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애정을 느낄 수 있다”며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학교, 가정, 마을, 학생·학부모·교사가 공감하고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진성호 교무부장은 “교장, 교감선생님의 수평적 리더십과 전문적 교육공동체 활동, 민주적 의사결정구조 등이 종달초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부국환 학교 운영위원장은 “학부모들에게 학교 담장이 낮아졌고, 학교에 오면 도란도란 모여앉아 선생님과 토론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학부모들의 학창시절 때는 볼 수 없던 모습”이라며 “혁신학교를 선택한 선택이 옳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학교의 변화상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형규 어린이회장은 “등교할 때 교장선생님이 매일 앞에서 하이파이브하거나 안아주셔서 기분이 좋고, 교실에서도 선생님과 차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한다. 동아리활동이 활발해지고 수업도 재미있어졌다”며 “예전에 학교 가기가 싫을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학교생활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성익 마을리장은 “마을 공동체와 학교 간 많은 교류가 시작됐고 오직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며 다만 지금의 긍정적 흐름이 유지되려면 다혼디 배움학교의 지속성, 상급 학교와의 연계성 등을 고민하고 성공·실패 사례도 검토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석문 교육감은 “학교장의 리더십, 지역이나 학부모의 참여가 있다면 다혼디 배움학교의 긍정적인 변화와 흐름이 지속성을 갖게 될 것”이라며 “사례 공유와 학교장 연수 등을 통해 다혼디 배움학교에서 만들어진 변화의 흐름을 지속하고 확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에서는 현재 초등학교 12개교, 중학교 5개교, 고등학교 2개교, 초·중 통합학교 2개교 등 모두 21개교가 다혼디 배움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다혼디 배움학교에는 제주특별법에 근거한 학교 및 교육과정 특례가 적용된다. 도교육청은 해당 학교에 최대 4년간 운영비를 지원해 창의적인 교육과정과 다양하고 특성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 ‘다혼디’는 ‘모두 함께’라는 뜻의 제주어다.   | 전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