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강우·차량 2부제·산소캔까지…미세먼지 ‘고육지책’
지자체·시민 대책 마련 부심…”마스크 착용·손씻기 등 주의 기울여야”
연일 이어지는 미세먼지 공습에 지자체와 시민들이 대응책 마련에 저마다 안간힘을 쏟고 있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올해 1∼3월 전국 미세먼지(PM10) 평균농도는 32㎍/㎥로 2015∼2016년 같은 기간(30㎍/㎥)에 비해 2㎍/㎥ 높아졌다. 4월에는 57㎍/㎥로 급등하더니 이달 1일부터 9일까지 농도는 98㎍/㎥까지 치솟았다.
특히 9일간 서울과 인천, 경기, 강원 등 전국 7개 권역의 평균농도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으로 ‘매우 나쁨’ 수준인 110∼120㎍/㎥를 기록하면서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숨쉬기가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1급 발암물질인 미세먼지는 알레르기성 결막염, 각막염, 알레르기성 비염부터 기관지염, 폐기종, 천식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코와 기관지를 통해 걸러지지 않고 바로 허파꽈리까지 들어가 폐암을 유발하기도 한다.
지자체들은 인공 빗방울을 만드는 계획부터 미세먼지를 빨아들이는 분진흡입청소차 동원 등에 이르기까지 자구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경기도는 갈수록 악화하는 미세먼지를 줄이고자 올해 3차례에 걸친 인공강우 실험을 계획했다. 다목적항공기가 자연 상태의 구름에 아이오딘화은이나 액체질소 등을 뿌려 빗방울을 만드는 실험이다.
기상청이 2001년 첫 인공강우 실험을 한 이후 국내에서 많은 인공강우 실험이 이뤄지고 있고 미세먼지 세정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실험 한 차례마다 2천500만원이 소요되는 등 많은 예산과 기술이 필요해 경기도는 독자적으로 인공강우 실험을 하려던 계획을 변경, 기상청이 인공강우 실험을 진행하면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얼마나 있는지 등을 분석하기로 했다.
차량 2부제도 미세먼지 저감 대책으로 꼽혀 이르면 내년부터 수도권에서는 짙은 미세먼지가 발생한 날 시행될 예정이다.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환경부·서울시·경기도·인천시의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대책은 수도권 초미세먼지(PM2.5) 평균농도가 ‘당일 새벽 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평균 50㎍/㎥를 초과한 데다 다음 날 3시간 이상 매우 나쁨(100㎍/㎥ 초과)’으로 예보됐을 때 발령요건이 갖춰진다.
차량 2부제는 끝자리 홀수(짝수) 차량이 홀수일(짝수일)에 운행하는 방식으로 도입된다. 행정·공공기관이 소유한 차량이나 직원 차량은 의무적으로 적용받고 민원인 차량을 대상으로는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분진흡입청소차는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제거해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시는 미세먼지를 빨아들인 뒤 차량 내부 필터로 최대 98.3%, 초미세먼지는 최대 98.2% 제거해 내보내는 이 차량을 기존 45대에서 75대로 늘리기로 했다.
경기도는 분진흡입청소차가 1대도 없어 30대를 도입해 내년부터 시군에 배치하기로 하고 최근 환경부에 국비지원을 건의했다.
시민들도 개별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엔 인터넷 카페 등을 중심으로 휴대용 산소를 깡통에 담은 산소캔과 산소 스프레이 등이 인기다. 단순히 미세먼지 예방 마스크를 쓰는 수준을 넘어 언제 어디서든 신선한 공기를 마시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시민은 가정에 산소발생기 설치도 고려한다. 아파트 30평 기준으로 제품 1대당 300만원에 달하는 고가지만, 높은 미세먼지 농도 때문에 창문을 열 수 없으니 집에 산소를 공급하겠다는 생각이다.
실제 한 산소발생기 설치 업체 관계자는 “평소와 비교해 집에 제품을 설치하겠다는 문의가 최근 들어 빗발치고 있다”라면서 “상대적으로 비싼 설치 비용 때문에 문의가 설치까지 이어지는 사례는 적지만, 예전과 비교해 설치 비율이 1.5배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
차량용 필터를 집 안 창문에 덧대거나 소형 선풍기에 차량용 에어필터를 달아 주방 창문 사이에 끼워 환기하는 방법도 SNS를 통해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노준승 성빈센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미세먼지가 사망률과 연관성이 있다는 학계 보고가 있는 만큼, 수치가 나쁜 날은 되도록 외출을 하지 말고 잠깐 나가더라도 미세먼지 예방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을 잘 씻는 등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전했다.
글쓴날 : [17-05-26 16:28]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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