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의 안전한 교통환경을 조성하여 모든 국민을 행복한 사회로 만드는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오영태
공기업편 |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오영태

교통안전공단 하면 자동차검사를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자동차검사 외에도 많은 일들을 하고 계시다고 들었는데요,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교통안전공단은 말씀해 주신 자동차검사를 비롯해, 도로·철도·항공 등 교통 전 분야의 안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종합 교통안전 전문기관입니다.
자동차 안전성 평가, 교통문화 개선, 운수업체와 운수종사자 안전관리, 자동차사고 피해가족지원 등의 도로안전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철도와 항공 분야에서도 종사자 자격관리를 비롯해 철도안전관리체계 승인검사와 항공안전보고제도 등의 안전관리 활동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국내 유일의 종합교통안전 전문기관이라고 하셨는데, 우리나라의 교통안전 수준은 어느 정도입니까?
지난해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전년대비 7% 감소한 4,292명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197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자동차등록대수가 지금은 2천만대가 넘지만, 1970년대에는 5십만대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히 의미있는 성과입니다. 하지만, 선진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국가 간 교통안전 수준을 비교할 때 ‘자동차 1만대당 사망자 수’를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2014년 기준 OECD회원국 평균은 1.1명이지만, 우리나라는 2.0명을 기록했습니다. 34개 회원국 중 32위로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어 교통안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 확대가 필요합니다.

‘교통안전을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방법일 텐데요, 어떻게 투자와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까요?
교통안전 수준은 운전자의 의식과 같은 문화적 요인, 경제력에 의해 좌우되는 교통시설, 그리고 법률과 같은 사회규범 등이 복합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나타나는 성과지표입니다. 따라서, 어느 한 부분이 아닌 교육(Education), 단속(Enforcement), 시설(Engineering) 부문의 개선이 함께 어우러져야 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다양한 분야에 인공지능과 첨단IT기술이 적용되고 있는 만큼, 교통분야도 안전성을 강화하는 ‘첨단장치(Enhanced vehicle)’의 도입과 활용이 필요합니다.
즉, 교육(Education), 단속(Enforcement), 시설(Engineering), 첨단장치(Enhanced vehicle)의 네 가지 분야에 대한 종합적인 투자와 지원이 필요한 것입니다. 영어 앞 글자를 따 ‘4E전략’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4E전략’이 앞으로 우리나라 교통정책의 기틀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입니다.

4E는 교육의 Education, 단속의 Enforcement, 시설의 Engineering, 첨단장치의 Enhanced Vehicle의 영어 앞 글자를 의미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자세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교육은 초등학교 교통안전 교육의 강화가 필요합니다. 습관은 한번 형성되면 바꾸기 어려운 만큼, 어렸을 때부터 교통안전을 습관화하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선진국의 예를 들자면, 프랑스는 초등학교 입학을 위해서 교통안전교육을 이수했다는 인증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네덜란드는 한자능력처럼 교통안전 교육을 등급제로 시행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연간 최소 10시간만 교통안전 교육을 충족하면 되고, 그 마저도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교통안전에 특화된 교육과정을 정규과정에 편성하고, 이를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합니다.
또한, 성인이 되어서도 그에 걸맞은 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교통안전공단에서는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009년 경북 상주에 교육센터 운영을 처음 시작했고,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교육수요로 인해 지난 3월에는 경기도 화성에 두 번째 센터를 오픈했습니다.
교통안전 체험교육은 운전자 스스로 위험상황을 체험해보고 나쁜 운전습관을 교정할 수 있어 교통사고 감소 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체험교육을 이수한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 봤더니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54%, 사망자 수는 67%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지금은 주로 사업용자동차 운전자들이 교육을 수강하고 있는데, 지속적으로 교육인프라와 대상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단속(Enforcement)은 더 강화해야 한다는 말씀이신가요?
앞서 교육을 통한 교통안전 지식의 학습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렸는데, 교육을 통해 학습된 지식이 실제 운전생활에서 활용되기 위해서는 그렇게 하지 않았을 때 법적 처벌이 따른다는 강력한 도구가 있어야 합니다.
단속을 통해 학습된 교통안전 교육이 도로에서 실행될 수 있도록 운전자들의 유인체계를 작동시키는 것입니다.
단속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모든 교통법규 항목에 대한 맹목적인 범칙금 인상이나 단속 강화가 아니라, 상습적이고 악질적인 위반자 위주의 강력한 처벌이 필요합니다.
저희 공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디지털운행기록분석시스템을 활용하면, 사업용자동차 운전자들의 상습과속이나 급감속 구간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위험행동은 교통사고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경찰과 협조해 집중단속하고 동시에 강력한 처벌도 병행해, 사고위험행동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예방기능을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시설(Engineering)개선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요?
스웨덴의 교통안전 수준은 OECD 회원국 중 최상위입니다. 자동차 1만대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0.5명으로 우리나라의 4분의 1수준밖에 되지 않습니다.
스웨덴 교통안전 정책은 1997년 시작한 ‘비전제로(Vision zero)’로 대표되는데 비전제로의 핵심은 생명을 앗아가는 교통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동차와 도로 시설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회전교차로를 늘리고 과속방지시설을 확대해 자동차의 속도를 낮춰, 사고발생확률도 줄이고, 사고가 나더라도 치명적인 인명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를 도로정온화(Traffic Calming) 기법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보다 적극적인 확대가 필요합니다.
또한, 방호울타리와 차로이탈방지시설 등을 확대해 운전자의 의도치 않은 실수를 보완해 주는 인프라 확충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회전교차로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회전교차로가 위험하다고 하던데 실제로 그런가요?
회전교차로는 진출입 차량의 속도를 떨어트리기 때문에 교통사고 발생확률이 낮습니다. 실제로, 국민안전처가 2014년 완료된 회전교차로 설치지점 54개소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교통사고는 59%, 사상자 수는 67%가 감소했습니다. 회전교차로에서 사고가 나는 경우는 회전교차로의 올바른 이용방법을 모르거나 회전교차로 이용수칙을 지키지 않아서가 대부분입니다.
회전교차로에서는 이미 진입해 있는 회전차량이 우선입니다. 따라서 진입차량은 회전차량에게 양보해야합니다. 또한, 회전교차로 진입과 진출 시에는 방향지시등을 켜서 내 차의 진행경로를 다른 차에게 알려줘야 한다는 점도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이러한 부분을 잘 숙지하시고 지키신다면 보다 안전하고 빠르게 목적지에 도착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첨단장치(Enhanced Vehicle)를 강조하셨는데 그 중요성에 대해 설명부탁드립니다.
최근, 인공지능과 로봇기술이 일상생활에 활용되는 4차산업혁명 시대가 성큼 다가와 있습니다.
교통분야에서도 ‘차로이탈경고장치’나, ‘자동비상제동장치’ 등의 첨단안전장치들이 보편화되기 시작했고, 자율주행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첨단안전장치의 확산도 필요하지만, 이러한 새로운 기술이 제대로 작동될 수 있도록 안전성을 평가하고 점검하는 과정도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희 교통안전공단에서는 지난 2009년부터 첨단안전장치 평가기술을 학계, 자동차제작사, 연구기관 등과 함께 개발해 평가에 활용하고 있고, UN 등 국제회의에 참여하여 국제안전기준에도 이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기도 화성에 ‘자율주행자동차 실험도시’인 K-City를 내년에 준공할 계획중에 있습니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자동차 분야의 국가경쟁력을 높임과 동시에 안전성도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K-City, 자율주행자동차 실험도시라고 하셨는데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K-City는 자율주행자동차의 안전성 평가를 위해 도로 및 교통 환경과 평가시스템을 갖춘 약 36만㎡ 규모로 국내 최대입니다. 아시는 것처럼, 자율주행자동차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도로환경에서 실험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실제 도로는 연구자가 실험을 위해 도로상황을 통제하거나 변수를 조작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또한,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자율주행차를 도로에서 실험했을 때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는데 K-City는 이러한 부분을 해결해 주고있습니다. 특정한 도로상황을 설정하고 반복재현시험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사고위험 상황 등을 구현해서 테스트가 가능해 집니다.
스쿨존에서 갑자기 어린이가 튀어나온다거나 버스전용차로에 승용차가 끼어드는 것과 같은 다양한 사고위험 상황을 연구자가 재현할 수 있기 때문에, 자율주행자동차 기술개발은 물론 안전성 확보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행락철 자동차를 이용한 가족단위 이동이 많아 교통사고가 걱정되는데요, 어떤 부분을 조심해야 할까요?
무엇보다 졸음운전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최근 5년간 봄철 졸음운전 교통사고 통계를 보면, 매년 650여건의 사고로 30명이 사망하고 1,300여명이 부상당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다시 말해, 매일 7건의 졸음운전 사고가 발생해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는 셈입니다.
졸음운전은 2~3초의 짧은 순간이라도 운전자가 없는 상태로 수백 미터를 질주하는 것과 같습니다.
주변 차량이나 보행자에게 큰 위협입니다. 실제,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치사율을 조사해봤더니, 전체 교통사고와 비교해 2배나 높게 나타났습니다.

자동차를 이용한 장거리 여행 시 유의사항에 뭐가 있을까요?
전좌석 안전띠 착용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안전띠는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지만, 우리나라의 안전띠 착용률은 선진국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입니다. 특히,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19.4%로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안전띠 착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통안전 의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차종이나 도로에 상관없이 자동차에 타서 가장 먼저 할 일은 안전띠 착용이라는 점을 잊지 말고 실천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이들이 뒷좌석에서 안전띠를 매지 않고 있는 장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그 위험성은 얼마나 큰가요?
지난달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자동차 충돌시험을 진행했습니다. 뒷좌석에 놀이방 매트를 깔고 어린이가 안전띠를 매지 않은 채로 앉아있을 때, 자동차가 충돌하면 얼마나 큰 피해가 생기는지 확인해 봤는데요,
시속 56km로 충돌했을 때, 놀이방 매트에 있던 어린이 인체모형의 중상가능성은 99.9%였습니다. 목숨을 잃는 수준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드리지만, 자동차에 타면 모든 좌석에서 반드시 안전띠를 매는 일. 꼭 실천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교통안전 정책의 방향과 안전한 봄나들이를 위한 방법까지. 아주 폭 넓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동차를 이용한 가족단위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동차에 타서는 전좌석 안전띠를 매고, 운전 중에는 교통질서를 지키며, 양보와 배려운전을 실천해 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교통안전공단의 모든 임직원들도 국민 여러분께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교통환경을 제공해 드리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승리 기자

글쓴날 : [17-05-26 09:44]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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