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은 하루키를 왜 읽습니까… ‘문단 아이돌’어떻게 만들어졌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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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68)가 4년 만에 내는 신작 장편소설에 일본 열도가 들썩인다. 초판 100만 부를 찍은 출판사는 정식 발매되기도 전에 30만 부를 증쇄하기 로 했다. 24일 출간되는 신작은 책 제목과 ‘제1부 출현하는 이데아편’, ‘제2부 변하는 메타파편’이라는 부제 말고는 아 무런 정보도 공개되지 않았다. 신작이 나오면 무조건 읽고 보는 작가가 하루키다.
‘노르웨이의 숲’이 올해로 꼭 30년 됐고, 작가는 칠순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도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유행 치고는 문단을 점령한 시간이 너무 길다. 그렇다고 ‘하루키 현상’이 오로지 작품성에서만 비롯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일본 문 예비평가 사이토 미나코(齊藤美奈子·61)의 ‘문단 아이돌론’ (한겨레출판)은 이런 의문에 답하는 책이다. 저자는 평론가와 독자들이 하루키의 작품을 하나의 컴퓨 터 게임으로 대한다고 분석한다. 롤플레잉게임(RPG) 마니 아들은 게임 안에 숨겨진 기술을 찾는데 열광한다. 하루키 읽기는 작가가 문장들 사이에 숨겨놓은 의미를 찾는 오타쿠 놀이가 됐다. 하루키도 이에 부응해 점점 더 많은 수수께끼 를 내고 있으니 일종의 인터랙티브 게임인 셈이다. 하루키 읽기가 처음부터 게임이었던 건 아니다. 데뷔작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1979)나 ‘1973년의 핀볼’(1980) 등 초기작은 단순하고 소박했다. 차가운 맥주와 샌드위치· 스파게티, 무겁지도 경박하지도 않은 재즈음악 등 인테리어 소품이 특유의 분위기를 형성했다. 소설가 네지메 쇼이치는 이를 두고 ‘다방 주인 문체’라고 표현했다. 작가의 문체와 세 계관이 호응한다면 하루키의 세계는 다방 안에 머물러 있었 다. 다방 안 낙서장 같던 그의 작품세계는 1982년 ‘양을 둘 러싼 모험’부터 확장된다. 이야기는 풍부해지고 더 많은 인 테리어 소품과 게임 장치를 추가했다. 비평가들은 ‘1970년 대’, ‘상실’, ‘소외’, ‘자폐’, ‘전공투’ 등 자신들이 좋아하는 단 어가 숨겨져 있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됐다. ‘노르웨이의 숲’으로 서정성을 확보한 작가는 ‘댄스 댄스 댄스’(1988)에서 옛 다방 시절 단골손님들을 달랜 다음 ‘태 엽 감는 새’(1994)처럼 ‘게이머 전용’으로 보이는 작품들을 내놓는다. 하루키의 모든 단어와 문장은 게임기가 됐다. 수 수께끼 푸는 능력을 뽐내고 싶은 게이머들은 아직 발매되지 도 않은 작품 내용을 예측하기도 한다. 게임에선 바깥의 현실 세계를 생각할 필요가 없다. 이제 하루키에서 시대의 상실과 소외를 찾던 구세대 평론가들이 조소의 대상이 되기 시작한다. “’자폐 시대’의 문예평론가들 은 왜 그렇게 ‘내면’을 좋아하고 ‘타자’를 좋아하고 또 ‘곤란’ 을 좋아하는 것일까. 그들은 필요 이상으로 고뇌한다.” 게이머들은 온갖 자료를 수집해 작품과 게임에 몰두한다. ‘예스터데이’, ‘페니레인’이 아니고 왜 하필 ‘노르웨이의 숲’ 인가. “거기에 숲(森)이라는 나무(木)를 세 개 조합한 한자가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에 우리는 두 표를 던진다.” 삼 각관계 이야기라서 ‘숲’이 들어간 제목을 썼다는 추리에는 강은교 시인의 시 ‘숲’까지 등장한다. “나무 하나가 흔들리 면/ 나무 둘도 흔들린다/ 나무 둘이 흔들리면/ 나무 셋도 흔 들린다.” 평론가들도 하루키를 피츠제럴드·도스토옙스키·마르케스 에 빗대며 나름의 게임을 벌인다.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 로스와 철학자 들뢰즈도 나온다. 저자는 1980년대 포스트 모더니즘 유행과 맞물린 하루키 비평게임을 일본 오타쿠 문 화의 시작으로 본다. 평론가들은 작가와 대등하고 생산적인 관계를 맺어왔는가. 저자는 여기에도 회의적이다. 책은 하루키 말고도 요시모토 바나나·우에노 지즈코·다치 바나 다카시·무라카미 류 등 일본 문단과 논단에서 주목받 는 이들이 어떻게 ‘아이돌’이 됐는지 재치있는 필치로 분석 한다. 일본 작가들과 언론·독자의 상호작용을 통해 문단 바 깥에서 일본 문화를 들여다보는 책. 나일등 옮김. 300쪽. 1만5천원. 이경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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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날 : [17-04-03 09:42] |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