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거리가 평소엔 중국인들로 시끄러운데 조용해졌어요 | |
‘관광 1번지’ 명동, 中사드보복 체감은 아직…불안은 확산 면세점 매출도 큰 차이 없어…이번주부터 피해 본격화할 듯 | |
“아직 장사엔 큰 영향은 없지만, 중국인들 목소리가 워 낙 커서 거의 온종일 거리가 시끄러웠는데 오늘은 확실히 평소보다 조용해진 것 같습니다.” 5일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인근에서 노점을 하는 한 상 인은 ‘중국인들이 평소보다 줄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 했다. 이 상인은 “우리 같은 명동 노점상들은 중국인 등 외 국인이 없으면 장사를 못 한다고 봐야 한다”며 “중국인들이 하나둘 한국여행을 취소해 발길이 끊길 것이라고 상인들은 불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기자가 찾은 명동거리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사 람들로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화장품 판매장 앞에서는 직원들이 중국어로 호객을 하고 있었고, 한 사설 환전소 앞에서는 중국인들이 줄을 서서 저 마다 위안화 지폐를 세며 순서를 기다리는 모습도 눈에 띄 었다. 명동에서 만난 중국인들도 대체로 아직 자국 정부의 ‘한국 여행 금지령’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동생과 함께 한국에 처음 놀러 왔다는 중국인 장모(26·여) 씨는 “중국에서 한국으로 여행을 가면 안 된다는 뉘앙스의 뉴스를 많이 보긴 했으나 피부에 와 닿는 정도는 아닌 것 같 다”고 말했다. 장씨는 그러나 “주변에서는 한국 여행을 취소하거나 아예 처음부터 여행 후보지에서 제외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긴 하다”고 전했다. 중국 광둥성(廣東省) 선전(深전)에서 왔다는 왕양(30)씨도 “여행 금지령이 있다는 얘기는 듣긴 했는데, 나나 다른 중 국인들이 여기 와 있는 것을 보면 영향이 크지는 않은 것 같 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중국인들은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에 강 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름과 나이 밝히기를 꺼린 한 중국인 남성은 ‘사드 배치’ 에 대한 생각을 묻자 “한국인들은 그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 각하고 있느냐. 진짜 모두 찬성하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이 번에는 왔지만 두번다신 오지 않을 것 같다”고 얼굴을 붉혔 다. 중국인 관광객 매출 비중이 80%에 이르는 서울시내 면세 점들도 아직 직접적으로 중국의 ‘한국관광 금지령’ 여파를 체감하지는 못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지난주말과 비교해 이번주말 중국
인 관광객 수나 1일 매출 등에 큰 차이는 없다”고 전했다. 그는 “이미 한국에 들어왔는데 일정을 줄여 일찍 나가거 나, 이미 계약된 관광상품을 취소하고 오지 않는 사례는 드 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호텔신라 면세점 관계자 역시 “실시간으로 매장 분위기 등을 점검하고 있는데, 아직 유커들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등의 변화는 느낄 수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현지 여행사들에 ‘15일 이후 한국 관 광상품 전면 판매 금지’ 지침을 내린 상태이기 때문에, 향후 조금씩 서울·제주 등 주요 관광지 면세점이나 백화점 등에 도 타격이 나타날 것으로 유통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한 대형 면세점 관계자는 “15일부터 전면 금지 조치가 실 행되면, 한 달 정도 뒤부터는 유커 수나 매출 감소 등의 영향 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시내 면세점에 입점해 있는 한 화장품 업체 관계자도 “개 인 여행객 중 ‘큰손’이 많아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이번 주부터 피해가 본격화할 것으로 본다”면서 “지난 연말 에도 사드 관련 보도가 나온 뒤 일주일 후부터 매출이 반 토 막 나고 사람도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만약 중국인 단체 관광객 철수가 현실이 되면, 국내 면세 점 업계는 ‘생존’ 자체가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 시장(시내면세점+공항면세점)의 규 모는 12조2천700억 원 정도인데, 이 가운데 72% 정도가 외국인 지갑에서 나왔다. 특히 중국인의 비중이 절대적이 다. 따라서 70%인 8조6천억 원 정도가 중국인, 이른바 ‘유커 (중국인 여행객)’의 구매액으로 추산된다. 한국행 단체 관광 상품, 에어텔(숙박+항공권) 등 일부 자 유여행 상품을 더해 이번 조치에 따른 중국 관광객 감소율 을 50%로 가정하면, 금지령이 1년 동안 이어질 경우 한국 면세점은 연 8조6천억원의 유커 매출 가운데 절반인 무려 4 조3천억 원을 잃을 수도 있다. 중국인 매출 비중이 큰 업계 수위의 롯데면세점이 수조 원 의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최근 2~3년 사이 관세청의 특허권 남발로 문을 연 신생 면세점들의 경영난은 더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도산 업체가 줄을 이을 전망이다. 면세점뿐 아니라 서울시내 백화점 역시 가운데 많게는 유 커 매출 비중이 2.5%에 이르는 업체가 있는 만큼, 실적 감소 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신호경 정빛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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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날 : [17-03-24 17:23] |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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