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로 가득한 전시 … 슈리글리 "예술은 뭐든지 말해도 되는 것"

"제 작품을 이해 못한다고 해도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제 대로 이해하는 사람도 없으니까요."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에 있는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루즈 유어 마인드'(Lose Your Mind)라는 제목으로 개인전을 여 는 영국 작가 데이비드 슈리글리(David Shrigley·48)는 개막 하루 전 국내 언론에 전시 작품을 소개하다 말고 이같이 말했다. 슈리글리의 이런 반응에 취재진 사이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의 독특한 유머는 전시장 투어 내내 계속됐다. 타조알 보 다 큰 알에 'EGG'(알)라고 적어둔 작품 '에그스'(EGGS) 앞에 선 "전 '에그'라는 단어를 좋아합니다. 발음이 짧아서 쉽기도 하고 또 알이 없다면 새도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라며 형 이상학적인 이야기를 펼칠 듯하다가 "사실 제 설명은 그때그 때 달라집니다. 내일 물어보시면 또 설명이 다를걸요"라고 말 하는 식이다. 그는 모터를 장착한 움직이는 로봇에 펜을 달아 자동으로 그림을 그리도록 한 작품 '디 아티스트'(The Artist)를 가리 키면서는 "전 항상 추상화를 동경했는데 그렇다고 제가 갑자 기 추상화를 그리면 다들 당황할 테니 대신 로봇에게 시켰습 니다.

로봇이어서 (잘못 그려도) 책임 전가도 가능해 참 좋습니 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국내에서 열리는 그의 첫 개인전에선 작가의 성격처럼 유머 와 풍자가 가득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현대카 드와 영국문화원의 협업으로 이러진 것으로, 지난해 6월 스토 리지가 문을 연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미술전시이기도 하다. 작가는 시종일관 농담을 건넸지만, 작가의 이력은 결코 우 습지 않다. 슈리글리는 2013년 영국이 대표적인 현대미술상인 '터너 프라이즈'(Turner Prize) 후보에 올랐으며 올해 런던시의 공 공미술프로그램인 '네 번째 좌대'(The Fourth Plinth)의 전 시 작가로 선정돼 그의 작품이 지난달 27일 트래펄가 광장에 설치됐다. '네 번째 좌대' 작가로 선정되면 트래펄가 광장에 있는 영국 역사에서 중요한 공을 세운 왕과 장군상 옆 빈 좌대에 자신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영국 작가들 사이에선 매우 영예로운 일로 여겨진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영국문화원의 카트리나 슈워츠 큐레이 터는 "영국문화원은 슈레글리의 작품을 이미 20년 전에 사들 여 소장하고 있다"면서 "그만큼 우리가 주목하는 작가"라고 소 개했다.

글쓴날 : [16-11-01 12:57]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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