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화 "오랜 기다림 끝에 연주하는 바흐 … 기적 같은 일"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작품 전곡 앨범 발매…내달 전곡 연주 도전

"20대 때 '아직 바흐를 할 때가 안됐다'고 생각해서 좀 더 기다리려 한 게 너무 길어졌어요. 그러다 이제는 못하 겠다 싶었는데 또 기적처럼 현실이 되네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68)가 바흐를 들고 돌아왔다. 손가 락 부상으로 5년간 공백기를 가졌다가 2010년 복귀해 다시 활발한 활동을 벌여온 그는 올해 초 영국의 세인트조지스 브 리스톨 교회에서 녹음한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작품 전곡 (소나타 3곡. 파르티타 3곡)을 워너 클래식을 통해 5일 음반으 로 발매했다.
그가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작품 전곡 앨범을 내놓은 것 은 63년 전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앨범은 2001년 사이먼 래틀 지휘의 빈 필 하모닉 오케스 트라와 함께 한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음반 이후 15년 만에 내는 새 앨범이기도 하다. 정경화는 강남구의 오디오 전시장 오드메종에서 열린 앨범 발매 기자회견에서 "정말 오랜 기다림 끝에 나온 바흐 무반주 전곡 앨범이다. 꿈인지 생시인지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고 소 감을 밝혔다.

그는 특히 부상으로 연주를 포기했다가 다시 돌아와 오랜 꿈인 바흐 무반주 작품 녹음을 마친 데 대해 "연주를 포기하기 도 했었는데 이런 기적이 생길 줄은 몰랐다. 행복하고 감사하 다"고 했다. "열세 살 때 미국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전설적인 바이올린 지도자 이반 갈라미언과 처음 이 작품들을 배우기 시작한 뒤 로 한시도 바흐를 놓은 적이 없어요. 그러고 55년이 지나서야 6곡을 모두 녹음했습니다. 마음에 드느냐고요? 다시 들어보 니 저걸 내가 했나 싶어요." 정경화는 '왜 지금, 바흐인가'라는 질문에 "바흐 음악 속의 비전과 재능은 영원하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변함없이 존재 할 것 같다"고 답했다. "바흐의 음악은 신비하고 영적이다가도 어떤 때는 즐거워서 덩실덩실 춤을 추게도 합니다. 인간의 다양한 감정이 다 들어 있어요. 그런 바흐를 저는 어느 하나(의 생각)에 묶이지 않고 좀 더 자유로운 방식으로 연주하려 했어요." 정경화는 이번 앨범을 녹음하다가 다시 손가락 통증이 와서 진통제를 먹기도 했다. 그 여파로 10월 영국 런던 바비칸 센터 에서 예정된 연주회 일정을 내년으로 미루기도 했다.

이달 19 일에는 예술의전당에서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전곡을 하루에 모두 연주하는 독주회를 연다. 그는 "녹음하면서 손이 피로해 졌는데 아직 회복 중이다. 완전한 상태에서 공연에 나서기 위 해 잠시 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체력은 끄떡없다. 연주를 마치고는 숨이 꼴깍 넘어갈 정도로 힘들어도 무대에 서면 어디서 나오는지 모를 힘이 솟 는다"며 "바흐의 영혼에 들어가서 그 감정을 관객에게 전달하 는 것만큼 흥분되고 즐거운 일은 없다"고 설렘을 드러냈다. 정경화는 내년 초까지 중국과 미국, 영국 등지에서 공연한 뒤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와 듀오 앨범 녹음에 나선다. 2018년 에는 마리스 얀손스가 이끄는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과 브 람스와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녹음할 계획도 세워놓았 다. 새로운 악기와의 만남도 소개했다. 이번 앨범은 1983년부 터 함께 해온 1734년산 과르니에리 델 제수 '로데'로 녹음했지 만 다가오는 연주회는 스트라디바리우스의 '킹 막시밀리안'으 로 준비하고 있다. "스트라디바리우스가 만든 악기 가운데 가장 작은 축에 속 하는데 내 손에 딱 맞고 울림 등 반응도 빨라요. 새 악기는 적 어도 3년은 연주해야 익숙해지는데 이번 악기는 금방 통하게 될 것 같아 기대됩니다." 정경화는 한국의 후배 연주자들을 향해서는 '자기만의 개 성'을 가져야 한다는 조언을 건넸다. 그는 "기가 막힌 재능을 가진 젊은 세대들이 다들 잘하고 있지만 고민하고 몸부림치 면서 자신만의 신비로운 색채를 찾아내야 해요. 콩쿠르 입상 은 시작일 뿐, 연주자로서 자신의 캐릭터는 숨이 넘어가는 날 까지 끊임없이 발견해야 한답니다.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예술은 할수록 끝이 없고 흥미로워요."

글쓴날 : [16-11-01 12:54]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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