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일지 기증 릴레이'… 삼성출판박물관, 새 서명본 확보
윤봉길 후손에게 선물한 책과 같은 판본…"선행 지속돼 기뻐"

백범 김구가 1949년 서명해 윤봉길의 장남에게 선물한 책 '백범일지'(白凡逸志)를 지난달 윤봉길의 후손에게 돌려 준 삼성출판박물관(관장 김종규)이 김구의 친필 서명이 담긴 또 다른 '백범일지'를 기증받았다. 삼성출판박물관은 김희동(64) 메카트로 대표이사가 추석 연휴 직전 보내온 '백범일지'의 공식 기증 절차를 마무리했다 고 밝혔다. 김 대표가 기증한 '백범일지'는 국사원(國士院) 출판사가 1948년 11월 11일 발행한 3판으로 삼성출판박물관이 기존에 소장하고 있던 책과 동일하다.

당시 편집자 겸 발행인은 김구 의 아들로 올해 별세한 김신 전 공군참모총장이며, 조선인쇄 주식회사에서 인쇄됐다. 이 책의 앞쪽 속표지에는 '전병련(全炳鍊) 군 기념 기축년 이 월 칠십사세 백범 김구 동흥중학(東興中學) 학생 우등성적'이 라고 적혀 있다. 이 문구는 박물관이 윤봉길의 손녀인 윤주경 독립기념관장에게 준 책에 기록된 '윤종(尹淙·윤봉길 장남) 군 기념 기축년 이월 칠십사세 백범 김구'와 형식이 같다. 글씨 가 똑바르지 않고 손을 떨어가며 적은 듯한 필체도 매우 흡사 하다. 삼성출판박물관을 방문한 김 대표는 "동흥중학은 중국 지 린성 룽징(龍井)에 있었던 학교 같은데, 전병련이 누구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한 뒤 "김구가 많은 양의 백범일지에 서명을 해서 지인들에게 고루 나눠준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김 대표가 이 책을 입수한 시기는 전남 함평에서 고등학교 에 다니던 1970년이다. 당시 그는 학교에서 문학 클럽 활동을 했는데, 백범일지를 읽고 싶어도 절판된 상태여서 구할 수 없 었다. 그는 "서울에 있던 1년 선배인 노진명 도화엔지니어링 대표 가 청계천의 헌책방을 수소문해 한 권을 구매해 보내줬고, 몇 번 읽은 뒤 46년간 서재에 보관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 삼성출판박물관이 백범일지를 기증했다는 기사를 접한 뒤 그 빈자리를 채워줘야겠다고 결심했다"며 "그래야 책의 가치가 높아진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백범일지'를 기증받은 김종규 관장은 "윤봉길 후손 에게 책을 돌려줬듯, 이 책도 주인이 밝혀지면 그 자손에게 재 차 기증하겠다"며 "그때까지는 잘 소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 다. 그는 "선행의 릴레이가 이어져 매우 기쁘다"며 "우리 사회에 기부 문화가 자리잡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쓴날 : [16-11-01 12:21]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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