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도심 유서깊은 작은 학교들, 통폐합대신 '맞춤형 지원'
교육청, 초등학교 8곳 '작은학교' 모델 선정…역사·개성 살려 전폭지원

서울 종로구의 운현궁 옆의 교동초등학교는 1894년에 설 립된 한국 최초의 초등학교다. 1950년대에는 서울 최고 의 명문학교로 꼽혔고, 한때 전교생이 5천명에 육박하기도 했 다. 그러나 지금 이 학교의 전교생은 전성기의 40분의 1 수준 으로 급감한 123명이다. 도심에 거주하던 인구가 외곽으로 빠져나간 대신 각종 기업 체와 상점들이 들어서는 '도심 공동화'현상에다 저출산 고령 화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서울에는 이렇게 전교생이 200명이 채 되지 않는 초등학교 가 모두 14곳이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런 학교들 가운데 역사와 지리적 위치,
특색 등을 고려해 8개교를 선정, 스쿨버스 지원과 우수교사 확보 등 교육환경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구도심의 오래된 학 교들을 통폐합하거나 이전하지 않고 개성과 역사를 살려 지역 사회의 자산으로 남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보전 노력을 기울 인다는 것이 핵심이다. 서울시교육청은 12일 전체 학생 수가 200명 이하인 소규모 학교 가운데 학교의 위치와 역사적 상징성 등을 감안해 교동· 용암·한강·본동·양남·재동·개화·북한산초등학교의 8개교를 ' 서울형 작은학교'로 선정해 지원한다고 밝혔다.

학교별로 특색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도록 다양한 프로그 램을 개발하고 우수 교원 초빙을 확대하는 등 행정·재정지원을 하는 모델이다. 교육청은 이들 8개 학교에 학교당 평균 1억원 가량의 예산 을 지원하고, 우수교원 배치, 학교역사관 설치, 스쿨버스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먼저 원거리에서 등·하교하는 학생이나 방과후학교, 체험활동을 위해 북한산초등학교 등 3 곳에는 스쿨버스가 지원된다. 은평구의 북한산 자락에 위치한 북한산초등학교의 경우 원 거리에서 통학하는 학생들이 많은 데다 운송업체들도 스쿨버 스 계약을 꺼릴 만큼 교통여건이 좋지 않았다. 교육청은 이들 학교가 위치한 학군 바깥의 지역에서도 전입 학을 허용해주기로 했다. 단, 해당 학교 인근에 일터가 있는 맞 벌이부부나 '직장맘'들로 전입학 허용을 제한할 방침이다. 이 렇게 되면 광화문이나 종로의 직장에 다니는 직장인 부부는 거주지가 아닌 일터 근처의 재동초등학교나 교동초등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것이 가능해진다. 학교의 낡은 시설 개선과 함께 전통과 특색을 살린 문화공 간 설치도 우선적으로 지원해주기로 했다. 가령, 교동초등학교 는 전교생의 전통문화예술 동아리 활동과 더불어 전통예술과 진로교육을 접목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북촌 한옥마을에 위치한 122년 전통의 재동초등학교는 주 1회 '한복 입는 날'을 운영하도록 하는 등 지역사회와 시민을 대상으로 해당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소개하는 다양한 콘텐 츠 개발을 지원한다. 이 학교는 전 세계에서 관광객들이 몰리는 지역특성을 고 려, 학교 역사박물관인 '재동관'(가칭)을 설치해 재동과 북촌, 한국 초등교육의 역사 등을 보여주는 전시관을 학생의 수업에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관광객들에게 일부 개방할 방침이 다. 용산구 한강초등학교에는 맞벌이부부나 직장맘이 마음 편 히 일할 수 있도록 어린이를 하루 종일 돌봐주는 '원스톱 에듀 케어 지원시스템'을 시범운영하도록 지원하고 , 나머지 확교에 대해서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밖에 남산 인근의 용암초등학교 에는 다문화가정 학생의 비율이 높은 특성을 고려해 다양한 세계의 전통문화 예술교육을 지원하고, 이중언어 프로그램 설 치도 지원한다. '서울형 작은학교' 정책은 도심 공동화와 저출산의 영향으 로 교육 여건이 날로 악화하는 소규모 학교들을 통·폐합하지 않고, 교육환경을 개선해 학생수를 다시 늘린다는 것이 핵심 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소규모 학교는 지금까지는 통폐합 하는 것만이 해결방안이라고 생각해왔지만, 도심에 있는 학교
들은 역사가 몇십년, 심지어 백년이 넘는 경우도 많다"며 "학교 하나가 사라지면 역사가 사라지고 마을의 구심과 활력이 됐던 아이들의 함성소리도 사라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쓴날 : [16-11-01 10:49]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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