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의 文' 정국 쟁점으로… 총성울린 2017년 대선
與 "북한과 내통" 총공세…불리한 이슈 털고 野 유력주자 겨냥한 '양수겸장' 文측 "北에 물어볼 이유 없어, 입장 통보한 것"…"권력형 비리 덮으려는 꼼수" 국민의당은 양비론…"文, 北지시받았다면 부적절…與도 색깔론 지양해야"

노무현 정부 시절인 지난 2007년 말 유엔 총회 북한 인권 결의안 표결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정부 입장을 최종결정하는 과정에서 북한 의 의견을 물어보자는 제안을 사실상 결정했다는 송민순 당 시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 증언이 연말 정국을 뒤흔들 새 로운 불씨로 떠올랐다. 송 전 장관은 최근 발간한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비핵화와 통일외교의 현장'을 통해 2007년 11월 18일 안보관계장관 회의에서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을 둘러싼 찬성과 기권 입장이 엇갈리자 김만복 당시 국가정보원장이 '남북 채널을 통해서 북한의 의견을 직접 확인해보자'고 제안하자 논란끝에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이 '일단 남북 경로로 확인해보자'고 결론을 내 렸다고 기록했다. 이 같은 증언이 나오자 새누리당은 "북한과의 내통 모의"라며 당내 특별대응팀을 만들고 국정조사 카드를 꺼내 드는 등 총공세에 나섰다. 여권으로서는 이번 파문이 최근 국감 정국에서 미르·K스포 츠재단 의혹 등으로 수세에 몰렸던 위기 상황을 타개하고, 야 권의 유력 대선주자까지 코너로 몰아넣을 수 있는 '일석이조' 의 카드인 만큼, 남은 정기국회에서 이 문제를 쟁점화하는 데 당력을 총동원할 방침이다. 휴일인 이날도 새누리당은 당 지도부는 물론 잠재적인 차기 대권 후보들까지 나서 문 전 대표에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이정현 대표는 양천구 목동운동장에서 열린 제34회 대통령 기 이북도민 체육대회 축사에서 문 전 대표를 겨냥해 "북한 당 국에 물어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찬성 여부를 결정한 사람들 은 다시는 이 정부에서 일할 수 없도록 국민과 함께 만들어 나 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국회에서 열린 태풍 차바 피해 관련 당정협 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답이 정해진 내용을 북한에 묻는다 는 것은 한마디로 '내통 모의'"라며 "우리 국민은 물론 전 세계 를 기만한 나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이 대표는 "문 전 대표가 주도했던 행태가 계속돼 국회에서 북한인권법 통과가 11년간이나 지연됐던 것"이라면서 "국정원은 누구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아서 북한의 누구와 접촉했는 지, 그리고 그 답은 어떻게 받았는지 알아야만 이러한 일이 반 복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사태의 본질은 우리의 외교·안보정책을 북한의 의견을 물어 결정한 것"이라면 서 "회고록 내용이 틀렸다면 문 전 대표, 김만복 전 국가정보 원장,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등은 당장 고소·고발해야 한다" 고 촉구했다. 김현아 대변인은 논평에서 "'북한정권 결재 사건' 파문이 확 산하고 있다"면서 "문 전 대표가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이유도 북한 정권이 반대하기 때문이냐"고 공격했다. 유승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결의안에 당연히 찬성해야 함에 도 외교부 의견을 묵살했을 뿐 아니라,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대한민국의 찬성, 기권 여부를 북한 주민의 인권을 짓밟고 있 는 북한 정권에게 물어봤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유철 의원도 "세습 독재정권으로부터 북한주민인권보호 를 위한 결의안을 북한정권에 물은 뒤 처리하자는 도저히 이 해 안되는 황당한 입장을 내놨다"면서 "문 전 대표는 통일 한 국의 정체성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문 전 대표 본인과 더민주 역시 이번 파문을 사활을 걸어야할 민감하고 중대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어 여야 간 충돌은 더 욱 거세질 전망이다. 문 전 대표는 여권이 또 '색깔론·북풍' 공세에 나섰다며 강 력하게 반발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정현 대표의 '내통' 발 언에 대해 "대단한 모욕"이라며 불쾌감을 표하고 "선거만 다가 오면 북풍과 색깔론에 매달릴 뿐 남북관계에 철학이 없는 사 람들. 이제 좀 다른 정치 하자"고 응수했다. 문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김경수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 을 갖고 2007년 11월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 당시 "결의 안에 대한 결정을 북에 물어보고 결정할 이유도 없었고 물어 볼 필요도 없는 일이었다"며 "당시 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기권하기로 결정한 사항에 대해 당시 남북정상회담 직후 다양한 대화가 이뤄지던 시점에 기권 입장을 북에 통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주장처럼 표결에 대한 정부 입장을 정하기 전에 북한의 의견을 물어본 것이 아니라 기권 결정을 자체적으로 내린 뒤 이를 북측에 통보한 것. 송 전 장 관의 회고록 관련 내용을 부인한 것이다. 더민주도 새누리당의 공세에 대해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을 덮기 위한 색깔론 꼼수라고 방어선을 쳤다.

다만 이번 논란 이 20대 총선 이후 쌓아온 '안보정당' 이미지가 타격을 줄까 걱정하는 기류도 내부적으로 감지되고 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당시 안보정책조정회 의 참가자 다수가 기권 의견이었고 문재인 비서실장은 찬성했 다고 한다"면서 "사실관계 확인도 않고 북한 종노릇을 한 걸로 여당이 규정한 부분에 대해선 당 차원에서도 법적 대응을 하 겠다"고 말했다. 당시 통일부장관이었던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도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표는 보편적 인권으로서 어느 나라 인권이든 보 호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당시 11월15일 첫 안보정책조정회의 때 유엔 인권결의안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혔다"며 "하지만 다 수 의견이 찬성한다는 쪽이 아니었고 대부분이 반대 입장이었 기 때문에 결국 문 전 대표도 기권한다는 안을 마지막에 수용 했다"고 말했다.

박경미 대변인은 "새누리당이 연일 터져 나오는 권력형 비리를 덮으려고 지푸라기를 잡은 것"이라며 "그러나 회고록은 부 정확한 개인 기억의 편린에 의존한 소회의 집합일 뿐"이라고 말했다. 제3당인 국민의당은 공식 논평 없이 양비론을 펴면서 일단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대북 기조는 더민주와 사실상 같지만, 정치적으로는 문 전 대표와 각을 세울 수밖에 없다는 고민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당국 간 외교적 협의를 하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만약 (북의) 지시를 받았다면 주권국가로서 적절치 못한 것 같다"면 서 "나도 대북 대화론자로 6·15 남북정상회담 특사 등으로 수 차례 북한을 방문해 대화와 협상을 했지만 이런 사례는 없었 다"고 지적했다. 또 "특히 서거하신 노 전 대통령의 결정이라며 관계자들이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 다. 박 비대위원장은 그러나 새누리당 지도부에 대해서도 "전근대적인 색깔론 구태를 재연하는 등의 공격은 지양해야 한다" 면서 "국면 전환을 위해서 고장 난 유성기를 트는 것은 이제 끝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여야가 문 전 대표의 북한 인권결의안 기권 결정 당 시 입장을 놓고 날카롭게 대치하고 있는데다, 유력 대선주자 인 문 전 대표가 논란의 한 가운데에 위치함에 따라 이번 논 쟁은 후보 검증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연말 정국이 대선 국면 으로 급격히 전환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문 전 대표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랫동안 현실 정치인 중 지지율 1위를 고수해온 만큼 여권의 본격적인 때리기와 검증 공세가 이제부터 사실상 시작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맞물려 범여권 후보가 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반 기문 유엔 사무총장이나 여권 잠룡인 김무성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에 대한 야권의 맞불 공세도 조기화될 가능성 이 없지 않다.

글쓴날 : [16-11-01 09:58]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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