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라로사 김용덕 대표 "맛은 기본, 공간의 미학도 있어야" | |
| "매장 자체가 예술이었으면…10월말 '테라로사 뮤지엄' 개관" "파리 진출 추진 중…국내 커피시장 성장 여지 많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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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자체가 예술이었으면…10월말 '테라로사 뮤지엄' 개관" "커피 맛은 기본이고 그걸 뛰어넘는 공간의 미학이 있어야 합니다. 강릉에 테라로사 뮤지엄을 짓는 것도 공간 자체를 예술로 만들고 싶어서입니다." 부산비엔날레 전시장인 부산시 수영구 F1963 건물에 11번째 테라로사 매장을 낸 김용덕(56) ㈜학산 대표는 매장이 정식으로 문을 열기 하루 전인 지난 2일 밤 연합뉴스와 만나 10월말 강릉에 커피 박물관을 개관한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같이 말했다. 커피숍 '테라로사'를 운영하는 김 대표는 2002년 강릉에 첫 매장을 낸 지 14년 만에 매장을 11개로 늘리며 회사를 국내에서 손꼽히는 커피 브랜드로 키워낸 인물이다. 첫 매장을 냈을 때만 해도 5명에 불과하던 직원은 현재 170여명에 이른다. 최근에는 고향인 강릉에서 각종 문화예술 행사를 후원하고 있다.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손잡고 테라로사 커피공장에서 연주회를 여는가 하면 공장 부근에 2층짜리 커피 박물관인 '테라로사 뮤지엄'을 건설 중이다. 박물관 공간 일부는 미술 전시용으로 할애해 초대전 등을 열 계획이다. 김 대표는 "카페는 커피 맛은 기본이고 공간의 미학도 있어야 한다. 가게를 좋아하는 사람을 만들고, 이들이 찾아오게끔 해야 한다. 그래서 인테리어에 특별히 공을 들이고 예술 행사도 여는 것이다. 테라로사 뮤지엄을 짓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우리 매장 자체가 예술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F1963 내 매장 한쪽의 금속 와이어 설치물을 가리키며 "매장 자리가 옛 고려제강 수영공장이라는 점에 착안, 젊은 작가를 초빙해 공간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작품을 설치한 것"이라며 "어떻게 해야 공간이 예술이 될 수 있을까를 항상 고민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제 회사에는 커피 원두 수입부터 인테리어까지 분야별로 전담 직원들이 있지만 김 대표는 여전히 모든 과정을 직접 챙긴다. 부산 매장 개점을 위해 한 달 전부터 부산에 내려와 공사장을 지킨다는 그는 "원래 내가 성실하다. IMF 사태로 은행을 그만두게 됐을 때도 '내가 이만큼 성실한데 못 먹고 살겠느냐'는 생각이 있었다"며 웃었다.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곧바로 은행에 입사한 김 대표는 21년을 은행원으로 보냈으나 1997년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이듬해 '조흥은행 명예퇴직 1호'로 회사를 나왔다. "원래는 커피를 좋아하지 않았다"고 고백한 김 대표는 "돈가스집을 차렸는데 후식으로 제공하는 커피를 좀 더 맛있게 만들고 싶어서 관련 책을 구해 공부하다가 커피에 눈을 뜨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식당을 정리하고 2002년 바닷가에서 한참 떨어진 강릉시 구정면에 커피가 잘 자라는 '붉은 땅'이라는 의미의 '테라로사'라는 이름으로 커피공장 겸 커피숍을 열었다. 국내 커피시장의 잠재적 수요를 예측한 그는 처음부터 가게가 아니라 법인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의 예측처럼 커피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테라로사는 현재 서울 광화문, 코엑스, 예술의 전당, 경기도 용인, 제주 서귀포 등 전국 곳곳에 매장을 두고 있다. 전 매장이 직영인 만큼 매장이 늘어날수록 관리·감독이 어려울 법하지만 김 대표는 "전국 어디에서 먹어도 맛이 똑같다"며 커피 품질을 자신했다. 그는 "우리 직원 교육은 업계에서 가장 엄격하다고 소문났다. 선배가 후배를 철저하게 훈련해 테라로사 출신 직원은 어디서든 버틴다고 할 정도다"라며 "3개월 수습 기간에 메뉴 만드는 법을 익히고 시험을 치러 통과해야 바에 어시스트(보조 직원)로 들어갈 수 있다. 그러고 나서도 2년을 채워야 메인(주직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혹독한 과정을 거치는 직원들을 위해 최고 수준의 복지를 마련해 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실제 테라로사는 매장에서 일하는 바리스타부터 청소 담당자까지 대부분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자녀 대학 학자금까지 지원하는 탄탄한 복지 시스템으로 입소문이 났다. 김 대표는 "내가 형편이 어려워 상고를 나왔는데 항상 주간 대학을 다녀보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고 좋은 복지 혜택을 도입한 배경을 설명한 뒤 "내가 어릴 때 무슨 자질이 있는지도 몰랐고 누군가가 알려준 적도 없다. 다음 세대 아이들의 자질을 찾아내 한 단계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앞선 세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테라로사를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를 위해 프랑스 파리 진출 계획을 세우고 현지 파트너사를 물색 중이다. 그는 "유럽의 중심지인 파리에 매장을 내고 싶어서 10년 전부터 파리 골목골목 온갖 커피가게를 다 다니고 있다"며 "요식업은 일정 수준에 올라서면 입지가 탄탄해진다. 해외 진출은 국가 경제 차원에서도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커피시장이 포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 "아직 시작도 안 했다"고 반박했다. 일본의 인구 대비 커피 소비량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커피시장은 아직도 성장할 여지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일본 인구가 1억2천500만명인데 연간 커피 40만∼45만t을 소비한다. 우리는 아직 12만t 정도인데 인구를 생각하면 10만t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북유럽에서는 하루 평균 커피 7∼8잔을 마십니다. 눈뜨면 커피부터 찾는 시대가 돼야 비로소 커피시장이 시작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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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날 : [16-10-12 10:49] |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