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예술사업 총괄 "AI는 예술가의 좋은 도구"
가보 디렉터 "온라인으로 작품 공유할수록 박물관 관객 더 늘어"

가보 디렉터 "온라인으로 작품 공유할수록 박물관 관객 더 늘어"


구글의 문화예술 사업을 총괄하는 로랑 가보 디렉터는 "인공지능(AI)이 예술가가 자신을 표현하는데 매우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가보 디렉터는 '기술과 예술의 융합'이란 기치 아래 회화·조각 등 예술 작품을 구글 온라인 서비스로 공유하는 사업을 이끈다.

구글 AI가 실제 예술품을 보고 이해해 '지평선' '말'(馬) '아침' 등의 검색어를 자동으로 달도록 학습시키는 프로젝트도 그의 몫이다.

최근 방한한 가보 디렉터는 6일 서울 강남구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의 가능성을 언급하며 "AI가 다양한 시각 자료를 골라줘 예술가들에게 영감이나 창의적 자극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AI 자체가 하나의 설치 예술품이 될 수 있다. 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예술가는 AI 기반의 소프트웨어 봇(bot)을 제작해 사람이 가상의 아버지와 끊임없이 대화할 수 있는 작품을 내놓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가보 디렉터가 이끄는 프랑스 파리의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이하 GCI)는 예술공헌 사업과 연구개발(R&D) 목표가 뒤섞인 이질적 조직이다.

뉴욕 현대미술관 등 세계 유명 박물관의 작품을 공짜 체험할 수 있는 비영리 웹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예술가·박물관과 협업하며 신기술·신제품의 가능성도 탐구한다. 이곳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는 30명에 달한다. 초저가 가상현실(VR) 기기로 전 세계에 600만대가 팔린 구글 '카드보드'도 GCI의 작품이다.

가보 디렉터는 가장 보람 있었던 성과로 이 카드보드를 꼽으면서 "우리 랩(연구실) 소속 엔지니어 2명이 떠올린 간단한 혁신이 VR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켰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술 작품과 역사 유적을 인터넷으로 공유하는 구글의 사업이 현실 속 박물관과 역사 명소를 찾는 사람의 수를 줄일 수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 "오히려 온라인으로 공유를 많이 할수록 실제 현장을 찾는 의욕은 늘어난다. 이런 선순환이 예술과 관광 산업을 키운다"고 반박했다.

GCI는 국립현대박물관과 한국학중앙연구원 등 국내 34개 기관과도 협력해 이들의 소장 작품을 인터넷으로 공개한다.

특히 박수근 화백의 '할아버지와 손자' 등 작품 10점은 그림의 종이 질감까지 살려내는 초고해상도(기가픽셀) 기술로 감상할 수 있다.

가보 디렉터는 "전에 베르사유 궁에서 근무했던 프랑스인으로서 한국의 궁중 문화에 관심이 많다. 인터넷으로 한국 부처상을 많이 봤는데 이번에 실제 박물관에서 진짜 작품을 볼 수 있어 기뻤다"고 웃었다.

가보 디렉터는 명문 시앙스포(파리정치대학)를 졸업하고 소르본대에서 음악학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구글에 합류하기 전에는 유니버설 뮤직 프랑스의 온라인마케팅 총괄 등으로도 일했다.

글쓴날 : [16-10-12 10:23]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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