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서 커지는 中·日 영향력…"한국은?"
남아공서 대사관·미래전략센터 주최 포럼…현지 학자·정부 관계자 등 열띤 토론

남아공서 대사관·미래전략센터 주최 포럼…현지 학자·정부 관계자 등 열띤 토론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한 아프리카는 점점 붐비고(crowded) 있습니다. 아프리카와 관계가 오랜 미국, 유럽에 이어 일본의 아프리카개발회의(TICAD), 중국의 아프리카협력포럼(FOCAC) 등 동아시아도 영향력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죠. 한국은 어떤 전략이 있습니까?"

아프리카 최고 싱크탱크 중 하나인 남아공국제문제연구소(SAIIA)의 프로그램 책임자 스티븐 그루즈드는 1일(현지시간) 주 남아공 한국대사관에서 한국 주간을 맞아 열린 포럼에서 이 같은 질문을 던졌다.

한국대사관과 아프리카미래전략센터(이하 미래전략센터)가 공동 주최한 이날 포럼에는 남아공 정부 관계자는 물론 상공회의소 회장, 딜로이트 상무이사, 대학교수, 주 남아공 일본대사관 참사관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최연호 주 남아공 대사를 비롯해 이승희 코트라(KOTRA) 요하네스버그 무역관장, 김정민 미래전략센터 총괄부장, 김동석 국립외교원 교수, 정광용 참사관 등이 패널로 나섰다.

이날 참가자들이 가장 관심을 보인 주제는 아프리카 내에서 커지는 중국과 일본의 경제적 영향력과 한국의 아프리카 전략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케냐 나이로비에서 제6회 아프리카개발회의(TICAD)를 열고 향후 3년간 약 300억 달러(약 33조4천400억 원)를 아프리카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아프리카에 물량 공세를 퍼붓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본은 1993년부터 5년마다 자국에서 TICAD를 개최했으며 이번에는 간격을 3년으로 좁히고 사상 처음으로 아프리카에서 이 회의를 열었다.

일본대사관의 야마구치 이사무 참사관은 "이번 회의에 기업 CEO 등 70명이 넘는 일본 경제 리더가 참석했다. 이는 곧 일본이 아프리카 원조 공여국에서 비즈니스 파트너로 전환해 협력하겠다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이사무 참사관은 "일본이 중국과 아프리카에서 경쟁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아프리카의 투자자로서 유럽연합(EU), 미국 등과 부패나 투명성 문제 등에 관해 협력하고 있는 것처럼 중국과도 협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지에서는 중국과 일본이 앞다퉈 달려오는 모습을 반기고 있다.

위츠 대학의 가스 셸턴 교수는 "일본과 중국의 전략은 사과와 오렌지를 비교하는 것처럼 좋고 나쁨을 말할 수 없고, 각자 나름의 방식이 있다"면서 "어쨌든 양국의 경쟁 구도가 아프리카에 건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리카에 진출한 중국과 일본 기업이 각각 3천171개, 397개이며 아프리카와의 연간 무역액은 각각 2천억 달러(약 224조5천억원), 3백억(약 33조7천억) 달러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마딜레케 라무슈 남아공 통상산업부 과장은 "일본은 현지 기술 개발과 역량 강화에 초점을 두고 투자를 한다"면서 "나중에 남아공 기술이 발전하면 일본 덕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중국에 대해서는 "정부를 중심으로 투자가 이어지는데 반드시 '빅 패키지'를 제시한다"며 "결코 빈손으로 오는 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한국의 아프리카 외교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남아공 국제관계협력부의 마넬리시 겐지 국장은 "산업화를 완성하는데 유럽이 200년, 일본이 100년 걸렸지만 한국은 30년이 걸렸다"면서 "남아공이 후발 주자로서 산업화에 성공하기 위해 한국과 협력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셸턴 교수는 "일본과 중국이 각각 이끄는 TICAD나 FOCAC의 의제를 보면 평화 유지, 안보 등 아프리카연합(AU)이 강조하는 'AU 2063'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면서 "한국도 AU 2063의 의제를 잘 살펴보면 파고들 수 있는 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문과학연구소(HSRC)의 야지니 에이프럴 연구원은 "이제 원조(aid)를 주는 게 아닌 아프리카 국가와 파트너십을 맺는다고 생각하고 접근해야 한다"면서 "최근에는 국제 관계에서도 경제 외교가 핵심인데 한국의 대아프리카 경제 외교 전략이 명확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 대사는 "한국은 저개발과 독재를 모두 경험한 국가로 경제적 궁핍함과 정치적 문제가 무엇인지 안다"면서 "다른 나라와는 조금 다르게 우리의 개발 경험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아프리카에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쓴날 : [16-10-12 09:51]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신문관리자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