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초만에 K3 차량 1대 생산…"기아차 덕에 풍요로워졌다"
국기헌 특파원 = '드르륵~, 드르륵~'.

7일(현지시간) 멕시코 수도인 멕시코시티로부터 북쪽으로 약 700km 떨어진 멕시코 북동부 누에보 레온 주 페스케리아 시에 있는 기아차 멕시코 공장에서는 요란한 기계음 속에 근로자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프레스 공장에 들어서자 대형 프레스 기계 2대가 먼저 눈에 띄었다. 이곳 프레스 공장의 핵심 설비로 무게가 각각 5천400t에 달한다.

프레스 공정은 완성차 생산의 시작인 만큼 무엇보다 균일한 품질의 판넬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멕시코 공장에서 가동 중인 프레스 기계에는 '균압 쿠션 시스템'이 기아차 해외공장 최초로 적용됐다.

일반적으로 프레스 기계를 계속 가동하면 마모가 발생하게 된다. 이로 인해 기계 하단부에서 프레스 틀을 받쳐주는 역할을 하는 쿠션 핀의 높이가 서로 달라지고 압축 시의 압력이 균일하지 않게 되는 문제가 종종 발생한다.

기아차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쿠션핀 하단에 '균압 쿠션 장치'를 장착, 압력 제어 등을 통해 쿠션 핀의 높이를 자동으로 조절함으로써 압축 시의 압력이 전체적으로 동일하게 가해지도록 하는 '균압 쿠션 시스템'을 도입했다.

균일한 압력을 가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판넬의 성형 품질이 크게 향상됐다. 그뿐만 아니라 곳곳에 판넬의 품질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고화상 카메라가 설치되는 등 프레스 전 공정을 실시간으로 점검,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도 가동되고 있었다.

박우열 기아차 멕시코법인 구매실장은 "멕시코 공장 건설에는 자동화 첨단 설비 적용, 부품 공급 시스템 및 물류 인프라 개선 등 기아차의 공장 건설 비법이 총동원됐다"면서 "다양한 신기술과 신공법 적용을 통해 최첨단 완성차 제조 환경을 구축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프레스 공장에 이어 차량의 뼈대를 만드는 차체공장에 들어가자 300여 대의 로봇이 실시간으로 움직이며 100% 자동으로 용접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기아차는 차체 용접 주요 부위인 로봇 용접 건을 기존보다 경량화하고 구동방식 또한 기존 4단계에서 3단계로 줄여 대당 용접 수를 늘렸다.

'원격 기술지원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고장 발생 시 조치시간도 단축했다.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고장 부분의 영상을 국내 울산공장 생산기술교육센터의 원격기술지원룸에서 공유함으로써 국내의 설비 전문가가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다.

'구동모터 진동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한 점도 특징이다. 이 시스템은 주요 설비의 진동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결함을 사전에 진단, 돌발 고장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회색 차체에 아름다운 색을 입히는 도장공장은 정전 복을 착용한 뒤 에어샤워를 통과하고 나서야 들어갈 수 있었다. 도장공장은 친환경 공장을 모토로 혁신적인 공법을 적용해 건설됐다. 수성 도료를 사용하고 획기적으로 공정을 단축해 전기, 가스 등 에너지 사용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였다.

부스 리사이클 시스템, 벽걸이형 로봇, 부스 무인화 등을 통해 효율성도 크게 높였으며 페인트 까짐이나 스크래치 손상이 적은 이액형 클리어코트(도료)를 적용해 품질 만족도를 높이고 내구성을 높였다.

밝은 회색 빛깔의 의장 공장 내부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원키트(One Kit) 시스템'이었다.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질서 정연하게 움직이는 K3(현지명 포르테) 차들을 따라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담은 키트가 레일을 따라 나란히 움직이고 있었다.

원키트 시스템은 차량 한 대를 제작하는 데 필요한 부품을 키트 형태로 담아 공급하는 방식으로, 해당 차량 키트 내의 부품만을 쓰게 되므로 작업 오류를 줄이는 동시에 근로자의 작업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멕시코 공장은 기존 키트 운반기기(AGV)를 컨베이어 시스템으로 완전히 대체했다. AGV를 활용하는 방식은 각 차량에 맞게 키트를 일일이 전달해야 하고 AGV가 보행통로 구간을 지나다니게 돼 통로가 협소해지고 바닥이 손상되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멕시코 공장에는 이를 개선해 컨베이어 벨트 옆에 레일을 설치, 키트가 차량과 나란히 이동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대량의 부품을 별도로 보관할 장소가 필요하지 않아 공간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이 같은 시스템은 특히 여러차종을 동일 라인에서 생산하는 혼류생산 방식을 적용하는 경우에도 차량마다 다른 부품을 일일이 찾을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매우 유리하다.

부피가 큰 '대물 모듈부품 브리지 직공급 시스템'도 인상적이었다. 시트, 범퍼 등 부피가 큰 대물 모듈부품들이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협력사 공장으로부터 의장 공장으로 직접 이송됐다.

박우열 기아차 멕시코법인 구매실장은 "멕시코 공장 건설에는 자동화 첨단 설비 적용, 부품 공급 시스템 및 물류 인프라 개선 등 기아차의 공장 건설 비법이 총동원됐다"면서 "다양한 신기술과 신공법 적용을 통해 최첨단 완성차 제조 환경을 구축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자동화 첨단 설비, 부품 공급 시스템 등을 바탕으로 기아차 멕시코 공장은 시간당 약 68대의 K3를 생산하고 있다. 초 단위로 환산하면 1분도 안 되는 53초 만에 K3 차량 1대를 만들어내는 셈이다.

직원들의 애사심과 자부심도 남달랐다. 남 직원 크리스토퍼는 "기아차가 진출하면서 일자리가 많이 창출됐다"면서 "차가 만들어지면서 더 좋고 많은 기회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여직원 파체코 살바도르는 "기아차 공장이 지역 주민에게 더 좋은 일자리를 제공해줘 경제적으로 더 풍요로워졌다"면서 "작업환경도 쾌적하고 일하기에 적합하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글쓴날 : [16-10-04 16:43]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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