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종합전형 자기소개서“나만의 스토리 담자”…나열식 금물
모든 경험에 ‘왜, 그래서?’ 질문 던져야

대입 수시모집 전형에서 학교생활기록부 종합전형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자기소개서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의 서류평가에서 물론 가장 중요한 서류는 학생부다. 입학사정관은 학생부에서 지원자 개개인의 학교생활 대부분을 파악한다.
하지만 수험생은 자기소개서를 통해 개성과 희망 전공에 대한 열정 등을 보여줄 수 있으므로 자소서는 또 하나의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된다.
학생부는 교사에 의해 간결하고 함축적으로 작성되는 데 비해 자기소개서는 활동의 동기와 과정, 성과를 수험생 본인의 시각에서 모두 서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작성자의 자율성이 매우 높다.
개성을 드러내 다른 경쟁자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을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서류가 바로 자기소개서라고 입시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이 15일 저녁 숭실대에서 개최한 설명회에서 나온 현직 교사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자소서는 구슬 꿰어 보배 만드는 일…나만의 ‘스토리’ 있어야”
숭의여고 김진훈 교사는 “자기소개서는 구슬을 꿰어 보배를 만드는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해왔던 모든 경험을 의미 있게 연결하되, 구슬을 엮어주는 접착제와 같은 ‘왜?’, ‘그래서?’ 같은 질문을 통해 자신만의 스토리를 구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 교사는 “구슬에 ‘왜?’와 ‘그래서?’라는 내용이 빠져 있다면 남들과 다른 자기만의 구슬이 될 수 없다”며 “자신만의 진로와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갈고 닦았던 경험을 통해 잠재력과 발전 가능성, 전공 적합성을 보여주려는 스토리가 분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금껏 공부하고 학교생활을 해오면서 해온 일들을 단순히 나열해서는 좋은 인상을 주기 어렵다. 무엇보다 노력의 과정에서 느낀 점과 자신의 생각, 경험으로부터 어떤 교훈을 얻었는지를 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김 교사는 “대학에서는 학생부 기록만으로는 알 수 없는 지원자의 숨겨진 특성·자질·노력 등을 자기소개서를 통해 확인하고 싶어 하는데 학생부에 있는 수상경력을 단순하게 나열해 대회명, 수상 일시, 수상등급 등을 적는 데 그치는 지원자가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단순 사실을 나열하기보다는 같은 경험, 같은 수상실적이라도 특별히 노력한 과정이나, 어떻게 그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공부해왔는지 등 왜 나에게 의미있는 경험이었는지를 나타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기소개서에서는 자신만의 언어로 나를 솔직하게 드러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좋은 문장을 만들기 위해 여러 사람이 첨삭해 만들어진 ‘가짜’ 자기소개서로는 학생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기 어렵다.
김 교사는 “’반장 역할을 잘 해냈다’, ‘열심히 하겠다’ 등의 문구로는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며 막연한 내용보다는 구체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작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령, 학생회 임원 활동을 소개하고자 한다면 단순한 경력보다는 임원 활동의 계기나 동기, 가장 의미 있었던 활동 경험, 이를 통해 향후 나의 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쓰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학생부·자소서 논리적 일관성 있어야…지원학과에 대한 열정 드러내자”
김경숙 건국대 입학사정관은 학생부와 자기소개서의 논리적 일관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어필하고자 하는 자신의 강점과 특징을 자소서에서 너무 많이 나열하다 보면 입학사정관이 수험생의 특성을 파악하기 어렵다.
그러니 자신의 특성이 학생부와 자기소개서에 일관된 논리로 흐르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좋지 않은 자기소개서의 대표적인 예로 팩트 없이 느낌과 감상으로 일관하는 경우, 활동만을 나열식으로 제시하는 경우, 맥락과 포인트가 제시되지 않는 경우를 꼽았다.
한성과학고 주상하 교사는 학과에 지원하는 동기를 잘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기소개서 전체의 ‘스토리’가 지원학과와 연관되도록 구성하고, 그 학과에 지원하는 동기가 잘 드러나야 설득력이 큰 자소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주 교사는 또한 “자소서에 나타난 지원 동기가 일관적으로 설득력이 있는가, 전공에 대한 열정이 있는가, 인터넷 검색 결과를 그대로 인용하지는 않았는가, 글 전체의 느낌이 건방지거나 자랑하는 느낌을 주지는 않는가 등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영고 김용택 교사는 자기소개서 작성의 ‘4단계 방법’으로 ▲학생부 평가요소 추출 ▲추출한 자료를 한 장에 모으기 ▲우수한 활동에 대해 개요 짜기 ▲개요 짜기를 완성해 자기소개서 작성하기로 정리했다.
김 교사는 또 선배나 친구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표절하는 경우, 공인어학성적을 드러내거나 수학·과학·외국어 과목의 교외 수상실적을 언급하는 경우는 자소서 항목이 영점 처리되거나 불합격 처리될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서울교육청, 자소서 무료 컨설팅 서비스 제공
자기소개서는 대학들이 각기 다양한 질문과 분량으로 요구하던 것에서 최근에는 대학교육협의회의 공통 양식에 따라 대부분의 대학이 3개의 공통문항을 사용하고, 추가로 1개 정도의 대학별 자율문항을 활용하는 추세다.
공통문항은 ▲고교 재학 기간에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 경험 ▲고교 재학 기간에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 활동(교외 활동 중 학교장의 허락을 받고 참여한 활동 포함) ▲학교생활 중 배려·나눔·협력·갈등 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와 과정 등이다.
서울교육청 산하 교육연구정보원은 작년부터 ‘꿀맛닷컴’(www.kkulmat.com)이라는 사이트를 개설, 현직교사들이 대입 수험생의 자기소개서를 무료 컨설팅해주고 있으므로 이 서비스를 이용해보는 것도 자기소개서 작성 방향을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글쓴날 : [16-06-24 14:06]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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