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니에리 감독 “레스터, 또 우승하기 쉽지 않아”
“세계랭킹 1위지만 올림픽 금메달은 도전하는 입장” 이용대 “올림픽 부담감까지 다룰 수 있는 지금이 최적기”
레스터시티를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우승으로 이끈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65)은 앞으로 레스터의 우승 전망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라니에리 감독은 4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BBC와 인터뷰에서 “레스터가 다시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부자 구단이 항상 강팀이 되고 우승해 왔다”며 “그것은 다음 시즌도 그렇고 앞으로 10년, 20년 동안 똑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스터 선수들의 몸값은 전체 5천700만파운드(957억원)로, 현재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라니에리 감독은 “’서프라이즈 우승’은 대략 20년 만에 한 번씩 온다”며 1978년 노팅엄 포레스트의 우승과 1995년 블랙번 로버스의 우승을 들었다.
노팅엄은 2부리그에서 3위로 승격했으나 다음 시즌 1부리그 정상에 올랐고, 블랙번은 승격 3시즌 만에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면서 라니에리 감독은 “우리는 슈퍼스타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선수들이 필요한 것”이라며 “나는 빅 스타 없이 스쿼드를 향상하고 싶다”고 말했다.
레스터 우승 오찬에 몰려든 팬들…’가라앉지 않는 흥분’
132년 만의 우승을 확정한 지 하루가 지났지만, 레스터시티 팬들의 흥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레스터시티 선수단은 4일(한국시간) 레스터시티에 있는 이탈리아 레스토랑 ‘산 카를로’에서 우승 오찬 자리를 가졌다. 이 레스토랑 앞에는 수백 명의 팬과 취재진이 몰렸다.
현지 매체 더 선은 “수많은 레스터시티 팬들이 밤새도록 거리에서 기뻐하다 우승 오찬 자리로 이동했다”라며 “당국은 안전사고를 대비해 수십 명의 경찰을 투입했다”라고 설명했다.
레스터시티 구단주인 비차이 스리바다나프라바와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 제이미 바디 등 선수들은 경찰의 도움을 받아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선수들은 팬들의 환호에 밝은 표정으로 화답했다.
수비수 웨스 모건은 “내 인생의 가장 위대한 순간이다”라며 “빨리 우승 트로피를 들고 싶다. 기다리기가 힘들다”라고 말했다.
레스터시티의 첫 우승 자리를 마련한 레스토랑 주인 안드레 빌로티 씨는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꿈이 현실이 됐다”라고 말했다.
레스터시티는 전날 2위 토트넘이 첼시와 2-2로 비기면서 132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레스터시티 우승 이끈 伊감독, 고국서 영웅 대접
이탈리아 출신 클라우디오 라니에리(64) 감독이 이끄는 레스터시티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동화 같은 우승을 차지하자 이탈리아도 들썩이고 있다.
이탈리아 최대 스포츠지인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3일 1면에 라니에리 감독이 왕관을 쓴 사진과 함께 “세계가 라니에리의 발아래 무릎을 꿇었다.
그는 ‘영국의 황제’”라는 헤드라인을 뽑아 그의 지휘력을 칭송했다.
시즌 전 5천대 1의 우승 확률을 뚫고 거대 클럽팀을 모두 제치고 132년 만에 EPL 우승을 견인한 라니에리 감독을 로마 제4대 황제인 클라우디우스에 견준 것이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트위터에 ‘#미쳤다’는 해시태그와 함께 “영국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취를 이탈리아인이 이끌었다”는 글을 남겨 그동안 이렇다 할 큰 우승 경력 없이 이팀저팀을 전전하던 자국의 노감독에게 경의를 표했다.
로마 서민 거주지인 테스타치오에서 푸줏간집 아들로 태어난 라니에니 감독은 선수 시절에 고향팀 로마를 잠시 거쳐 남부 칸탄자로의 수비수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이후 감독으로 변신한 그는 이탈리아 프로축구 구단 피오렌티나에서 코파 이탈리아(이탈리아 FA컵 대회)를 우승했을 뿐, EPL 첼시,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 등 명문팀을 맡았을 때에는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레스터시티 지휘봉을 잡기 전에는 그리스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발탁됐으나 2014년 11월 치른 페로 제도와를 상대로 한 유로 2016 조별 예선에서 충격의 패배를 당하며 중도에 경질되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이런 이유로 라니에리 감독을 ‘평범한 사람’(The Normal One)이라고 평가한다.
이는 그의 라이벌로 여겨지는 조제 무리뉴 전 첼시 감독이 스스로를 ‘특별한 사람’(The Special One)이라고 칭하는 것에 빗댄 것이다.
라니에리는 레스터시티 우승 후 고국에서 영웅이 되자 어리둥절한 듯 이탈리아 공영방송 RAI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가 경질한 감독과 내가 동일인이라는 걸 잊지 말아달라”고 능청을 떨었다.
글쓴날 : [16-05-31 12:35]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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