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국제연극제 27년 명맥 끊기나…군 “예산지원 중단”
운영위-진흥회 마찰 ‘이원화’ 개최 가능성에 극약 처방
올해 경남 거창국제연극제가 열리지 못할 위기를 맞았다.
행사를 주최해온 단체가 내홍을 겪는데다 거창군과 의견 조율마저 여의치 않자 군이 예산 지원 중단이란 극약처방을 내렸기 때문이다.
군은 올해 거창국제연극제 관련 예산 8억2천만원을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이 예산은 지난해 거창군의회에서 통과한 군 예산 3억2천만원에 국비 3억원과 도비 2억원이 포함한 것이다.
군이 예산지원 중단을 결정한 것은 지금까지 연극제를 개최해 온 거창연극제육성진흥회와 군이 구성한 거창국제연극제 운영위원회 간 마찰 때문이다.
거창군의회는 지난해 12월 연극제를 군이 직접 시행한다는 조건을 붙여 예산을 승인했다.
조건부 예산 승인은 당시 진흥회 구성원 간 고소·고발이 이어지는 등 운영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은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군은 외부 전문가 7명과 군 담당과장 1명 총 8명으로 운영위를 구성하고 연극제를 직접 운영하겠다며 진흥회에 협조를 구했다.
하지만 진흥회는 ‘오는 7월 29일부터 8월 15일까지 28회 거창국제연극제를 개최한다’며 웹사이트에 안내문을 올렸다.
거창국제연극제 2개가 동시에 열리게 될 상황이 된 것이다.
거창군수 재선거에서 당선된 양동인 군수는 진흥회와 운영위 관계자를 만나 운영위에 진흥회 인사를 포함, 관련 단체를 단일화하고 연극제를 치르자며 중재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거창국제연극제 상표권을 소유한 진흥회는 만약 군이 별도의 연극제를 열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운영위도 양 군수가 육성진흥회 측 인사를 운영위에 포함하려는 월권행위를 한다며 경남도청을 찾아 기자회견을 여는 등 마찰이 계속되고 있다.
양 군수는 지난 4일 군청 대회의실에서 설명회를 열고 국·도비를 반납하고 군비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시기에 2개의 연극제가 열리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아 연극제를 열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이에 따라 위천면 수승대 국민관광지 내 야외무대에서 선보일 예정이던 제28회 거창국제연극제는 사실상 열리지 못하게 됐다.
특히 올해 연극제가 파행으로 끝나면 앞으로도 국·도비를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연극제 명맥이 끊길 우려가 크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진흥회 관계자는 “올해는 예산지원 없이 가난한 연극제를 열기로 하고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쉽지는 않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운영위측도 연극제를 통괄하는 운영위까지 구성해 놓고 예산지원 중단으로 연극제 개최를 막는 것은 성공한 연극축제를 실패로 되돌리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거창군을 비난했다.
거창국제연극제는 1989년을 시작으로 매년 열려 올해 스물여덟 번째를 맞았다.
해마다 연극제엔 한국, 체코, 스페인 등 세계 11개국에서 50개 극단이 참가해 200여 회 공연를 선보였다.
수승대 국민관광지 계곡에서 피서를 즐기며 연극도 관람할 수 있어 매년 20여만 명의 피서·관람객이 찾는 등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공연단체 기획 행사 가운데선 성공한 야외공연예술축제로 평가받았다.
글쓴날 : [16-05-31 11:24]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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