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最古 고목은 무엇일까”…나무로 읽는 궁궐
문화재청 ‘동궐도와 함께하는 나무답사’ 프로그램 운영
“이 향나무는 수령이 약 750년으로 조선이 성립되기 전부터 있었어요. 조선 왕조의 부침을 보고 여러 소리를 들었겠죠. 나이는 많지만, 여전히 싱싱한 창덕궁의 터줏대감입니다.”
19세기 초반 창덕궁과 창경궁을 그린 ‘동궐도’(東闕圖)와 현재 창덕궁에 남아 있는 나무를 비교하며 궁내를 답사하는 프로그램이 지난 4일 시작됐다.
‘궁궐의 우리 나무’의 저자인 박상진 경북대 명예교수는 이날 궐내 각사 옆 향나무 앞에서 프로그램 참가자들에게 “서원이나 종묘 등 제사를 지내는 공간에는 반드시 향나무가 있다”면서 “향나무 주변에는 왕의 초상화인 어진을 두고 제향 하는 선원전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 명예교수는 “동궐도에 있는 가지 받침대가 지금도 똑같이 설치돼 있다”며 “이 향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가지를 잘라주지 못했는데, 2013년 태풍이 불어와 가지가 부러지면서 윗부분을 절단했다”고 덧붙였다.
창덕궁에는 천연기념물인 나무가 4개 있다. 향나무를 비롯해 돈화문(敦化門) 양옆에 자라는 회화나무들, 후원 관람지(觀纜池) 주변에 있는 뽕나무, 후원에 있는 600년 된 다래나무가 각각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이달 28일까지 수∼토요일에 진행되는 ‘동궐도와 함께하는 나무답사’ 프로그램은 이들 나무와 사연이 있는 고목을 찾아가 직접 살펴보고 이야기를 듣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금천교 옆에 능수버들을 심은 이유, 인정전과 희정당에 오얏꽃 문양이 사용되기 시작한 시기, 제기나 신주(神主)를 만드는 데 쓰인 밤나무의 특성 등에 대해 알 수 있다.
현재 창덕궁과 창경궁에는 고목이 80여 그루 있는데, 35그루 정도가 느티나무다. 그중 영화당(暎花堂) 느티나무는 동궐도뿐만 아니라 김홍도의 규장각도(奎章閣圖)에서도 볼 수 있다.
후원 존덕정(尊德亭)에 있는 은행나무도 특별하다.
은행나무는 공자가 행단(杏壇)에서 제자를 가르쳤다는 고사 때문에 서원과 향교에 많이 심었는데, 존덕정은 학문을 숭상한 임금인 정조가 자주 들렀다고 한다.
창덕궁은 다른 궁궐에 비해 수목이 비교적 잘 보존됐지만, 동궐도에 보이는 조경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박 명예교수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고의든 아니든 식생이 많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며 “나무는 오래되면 죽고 바람 불면 쓰러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는 “종묘도 일제강점기에 큰 피해를 보지 않았지만, 창덕궁만큼 큰 나무는 별로 없다”면서도 “동궐도를 연구한다고 해도 지도에 있는 나무의 종류를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200년 전 모습으로 복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글쓴날 : [16-05-31 11:16]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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