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북적거렸다지만 외국인 방문객은 눈에 띄게 줄어
김해공항 청사 6월 증축…포화해소 역부족

지난해 김해국제공항 이용객이 1천200만명을 넘어서며 1976년 공항 개항 이래 최다 기록을 달성했다.
KTX 개통에 따른 승객 급감으로 위기를 겪은 김해공항이 2010년 저가 항공사 취항으로 날개를 달면서 2012년부터 매년 최다 이용객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가파른 여객 증가로 인한 공항 포화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선 청사가 증축되고 있지만 공사가 완료돼도 포화상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2020년으로 예정된 2차 증축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역대 최다 승객, 4년째 신기록 행진”

지난해 김해공항 이용객은 국제선 631만명(내항기 포함), 국내선 607만명 등 모두 1천238만명이다.
1976년 개항 이래 최다이며, 전년 1천만38명보다 200만명 이상 늘어난 것이다.
김해공항 여객 증가율은 국제선 21.1%, 국내선 17.5% 등으로 모두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인천공항(7.3%)과 김포공항(-1.3%) 등 주요 공항의 국제선 승객이 소폭 증가에 그치거나 감소했지만, 김해공항 국제선은 전국 주요 공항 가운데 가장 높은 여객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해 김해공항에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노선 신설(5개 노선·주 36편)과 증설(15개 노선·주 248편)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전례 없는 저유가로 유류할증료가 인하돼 항공요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것도 승객 증가 원인으로 꼽힌다.
김해공항은 KTX가 없던 2002년 국내선 승객의 증가로 이용객이 916만명에 달하는 등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KTX가 개통되고 국제 금융위기가 잇따라 찾아오면서 이용객 수는 곤두박질을 쳤다. 2009년에는 이용객이 687만명에 불과했다.
이용객은 2010년 저비용 항공사들이 김해공항 취항을 본격화하면서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저비용 항공으로 국제선 여객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2012년 이용객이 917만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하는 등 지난해까지 4년간 매년 최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올해 청사 증축 완료해도 포화 지속…”2차 증축 검토”

김해공항의 가파른 여객 증가세는 국토교통부의 항공수요조사 예측치인 연평균 4.7%의 성장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김해공항 대합실에는 이용객이 장사진을 쳤고, 여객이 몰리는 오전에는 수화물 처리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1∼2시간 이상 화물 대기를 해야 하는 등 공항시설 포화로 몸살을 앓았다.
한국공항공사는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해부터 국제선 청사 출발·도착장과 대합실, 수화물 처리장 등 3곳의 확장에 나섰다.
올해 안에 공사가 모두 완료되면 기존 5만800㎡의 청사는 7만1천997㎡의 규모로 1.4배 늘어나게 된다.
수화물 처리 컨베이어 벨트(3기→8기)와 체크인카운터(56개→73개), 탑승교(4기→7기)도 모두 확충된다.
하지만 청사가 확장된다고 하더라도 포화상태는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증축된 청사의 수용 인원이 464만명에서 630만명으로 늘어나는 데 그치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제선 승객은 631만명으로 이미 증축되는 청사의 수용 인원을 웃돌았다.
이 때문에 공항공사는 2020년으로 예정돼 있던 2차 확장 사업을 앞당기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확장 대상 부지와 증축 규모·방식 등 구체적 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이미 지난해 시작했다.
하지만 국제선 청사 2차 확장 문제는 오는 6월 입지가 발표될 신공항과 중복투자 등 논란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시행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김해공항 2차 확장 관련 용역은 공항공사의 자체 검토 사안일 뿐”이라며 “정부가 김해공항의 확장을 요구하면 준비기간을 최대한 줄이려고 미리 하는 것으로, 국토부의 신공항 결정에 따라 용역이 다음 단계로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김해국제공항의 이용객이 1천238만명으로 개항이래 최다를 기록했지만, 외국인 방문객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국내를 방문한 전체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이유도 있지만 중국·일본인 방문객의 감소폭이 지나치게 커 부산 관광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공항공사 부산본부는 지난달 15일 지난해 김해공항을 통해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은 79만1천62명으로 전년 대비 7.4%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일본인 방문객은 22만9천64명으로 2014년 26만6천364명에 비해 13.8%나 줄어 외국인 방문객 중 가장 많은 수가 감소했다.
일본인 관광객은 메르스 영향 외에도 엔화가치 하락, 한일 양국 관계 경색 등의 문제 탓에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2012년 33만8천246명이던 일본인 입국자는 2013년 32만1천833명으로 5.1% 줄었고, 2014년에는 26만6천364명으로 전년대비 17.2%가 감소했다.
증가추세던 중국인 관광객도 지난해 확 줄어들었다.
2014년 19만3천603명이었던 중국인 방문객이 올해 12.8%나 줄어들면서 16만8천757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전체 중국인 관광객 수가 전년대비 3.2% 줄어든 것과 비교했을 때 지나치게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어서 부산 관광에 이상신호가 켜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공항공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는 메르스 영향을 감안하더라도 중국인 관광객이 너무 많이 감소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이는 공항 슬롯(이착륙가능횟수) 제한 탓에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태운 전세기가 많이 줄어들었고, 부산시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노력이나 지원을 충분히 하지 않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중국·일본인 외에도 말레이시아인(2만7천2명, 전년대비 17.5% 감소)과 베트남인(2만2천84명, 전년대비 2.7% 감소)도 감소했다.
하지만 외국인 방문객이 줄어든 것과 달리 저가항공(LCC) 증가와 대체공휴일 실시 영향 등으로 내국인의 국내·국외여행 수요는 늘어나면서 지난해 김해공항은 1천238만명이 이용하는 등 사상 최다 이용객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부산시의 한 관계자는 “올해부터 김해공항 환승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환승 관광’을 추진할 예정이고, 중국인 온라인 여행사와의 적극적인 MOU체결, 부산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나 예능제작 지원 등을 통해 부산을 알리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4월부터는 교통비 지원을 받으며 맛보기로 부산을 둘러볼 수 있게 된다.
부산시는 지난달 15일 ‘김해공항 환승관광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승 관광’은 경유지를 둘러보는 프로그램이다.
환승객이 다음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부산의 매력을 살짝 맛보게 한 이후 다음 여행 기회에는 경유지가 아닌 목적지로 부산을 찾게 하려는 시도다.
시는 우선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는 일본인 환승객이 맛보기 관광을 원하면 교통카드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전철이나 도시철도를 타고 무료로 시내를 둘러볼 수 있다. 시는 식당 할인 쿠폰을 지급하는 등 다른 지원방법도 검토하고 있다. 부산시는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맛보기 관광이 성과를 거두면 다른 국적의 외국인 관광객으로 지원대상을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김해공항 환승객은 총 5만5천 명에 달한다. 부산시는 이들 가운데 10∼20%가 맛보기 관광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캄보디아 시엠립 등에 직항 항공편이 없어 김해공항을 거치는 사례가 많은데 우선은 이들의 발길을 잡을 생각”이라면서 “내년부터는 무료 셔틀버스 운영을 포함해 또 다른 맛보기 관광 상품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쓴날 : [16-02-25 16:28]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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