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공기관 채용 늘리지만 들어가긴 더 어렵다
“국가직무능력표준 대비하고 홈피 정보 꼼꼼히 챙겨야”
공기업을 포함한 공공기관들이 올해 채용 인원을 작년보다 늘리기로 했지만 ‘입사 문’을 뚫기는 한층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정년 연장, 경기둔화 여파로 민간기업들의 채용 인원이 줄면서 공기업으로 지원자가 몰려 경쟁률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5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지난 5일 마감된 상반기 정규직 채용을 위한 인턴사원 공개 모집에 역대 최대 인원이 지원했다.
코레일은 이번 3∼6월 인턴십을 3개월간 진행한 후 성적 우수자 80% 내외를 정규직으로 뽑으려고 인턴사원 700명을 모집했다. 여기에 1만6천698명이 지원해 일반공채 경쟁률은 26대 1, 보훈공채 경쟁률은 2.5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코레일은 일반공채로 382명을 뽑았는데, 지원자는 1만3천명이었다.
한국수자원공사 역시 3개월 인턴십 이후 인턴사원의 90% 내외를 정규직으로 뽑기로 하고 200명을 모집했다. 지난달 1일 마감된 서류접수에는 지원자 8천600명이 몰렸다. 경쟁률은 43대 1이었다.
한국도로공사의 올해 신입사원 공채 경쟁률도 40대 1을 기록했다. 신입 160명을 뽑는 공채에 6천300여명이 지원했다. 도로공사는 다음 달 필기시험과 인성검사, 면접을 거쳐 신입직원 선발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뽑는 직원 수가 적을수록 경쟁률은 높아졌다.
대한적십자사의 수도권 사무직 채용 경쟁률은 200대 1에 달했다. 5명 채용 공고를 냈는데 1천명 이상이 지원했다.
수도권 외 다른 지역 경쟁률도 50대 1 정도로 높았다.
지난 12일 서류 접수를 마감한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신입직원 채용 경쟁률은 162대 1이었다.
수출입은행이 청년인턴 110명을 뽑겠다고 공고했더니 1천913명이 몰려 경쟁률이 17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공공기관들의 올해 채용 계획은 작년보다 4.8%(846명) 늘어 뽑는 인원은 더 많아진다.
기획재정부가 316개 공공기관의 신규 채용 계획을 집계한 결과 모두 1만8천518명을 선발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공공기관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청년 고용을 늘리기로 하면서 채용 규모가 비교적 큰 폭으로 증가했다.
공공기관은 2011년 9천538명에서 2012년 1만4천452명으로 신입 채용 규모를 크게 늘린 뒤 2013년 1만5천372명, 2014년 1만7천856명, 지난해 1만7천672명으로 채용 계획을 조정했다.
올해 공공기관 채용 규모가 늘었지만 고용시장 전반에 찬바람이 불면서 직원을 뽑는 공공기관으로 지원자들이 몰려 입사는 한층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일용 인크루트 채용컨설팅팀장은 “민간 기업은 경기 상황에 따라 채용 규모를 줄일 수 있지만 정부에서 주도하는 공공기관은 채용 규모를 유지할 것이기 때문에 공공기관 쪽으로 지원자가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임민욱 사람인 홍보팀장도 “경기 자체가 안 좋고 저성장 추세라 올해 민간 기업들의 채용 인원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구직자들이 안정적인 공공기관을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여느 해보다 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공공기관 입사 관문을 통과하려면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개념을 숙지해 철저히 대비하고 지원하고자 하는 곳의 홈페이지 정보를 잘 살펴보라고 주문한다.
지원 기업에 합격한 선배들의 수기를 읽어보고 취업포털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우선 공공기관 입사의 성패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달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NCS는 정부가 구직자들의 과도한 스펙 쌓기 부담을 덜어주고 직무에 맞는 인재를 채용할 수 있도록 도입한 것이다. NCS 채용 모델을 적용하면 기본 인적사항과 학력, 자격증, 외국어 능력 외에 직무와 관련한 경력과 경험 등 입사 지원서에서 작성해야 할 항목이 대폭 늘어난다.
지난해 130개 공공기관이 NCS에 기반을 둔 채용 모델을 도입했고 올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변지성 잡코리아 홍보팀장은 “작년 130여 개 공공기관이 NCS를 도입했지만 올해는 230여 곳으로 더 늘었다”며 “서류, 필기, 면접까지 NCS를 기반으로 이뤄지는데 취업 준비생들은 NCS가 생소하고 정보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변 팀장은 우선 원하는 직무를 분명히 정하는 게 좋다고 조언하며, “경영 지원 직무라고 해도 기획, 인사, 법무, 회계로 나뉘는 등 직무가 세분화돼 있는 게 NCS의 특징”이라며 “분야를 먼저 정해야 해당 경험을 쌓고 교육을 받는 등 준비할 수 있고 기업에도 다양한 능력보다는 세부 직무에 필요한 역량을 갖췄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 스스로 직무와 관련된 아르바이트, 인턴, 공모전을 통해 자개소개서에 쓸 만한 스토리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포트폴리오로 미리 자신의 직무 관련 경험을 만들어놓는 것도 자소서를 쓰고 면접에 임할 때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자소서 항목이 늘어나 쓸 게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짧게라도 모두 채워넣는 게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빈칸을 남겨 두는 것은 감점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신일용 인크루트 채용컨설팅팀장은 “공공기관 중에선 지원자가 1만명 이상 되는 곳이 있어 입사 지원서를 꼼꼼히 살펴보지 않고 일정 기준만 넘기면 필기시험을 볼 기회를 주기도 한다”고 전했다.
합격수기를 읽는 것에서 큰 도움을 얻을 수도 있다.
직무 능력 중심의 채용이 확산되면서 미리 준비하지 않을 경우 공공기관 입사가 더 힘들어진 게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른바 ‘막판 뒤집기’를 통해 입사 성공 스토리를 만드는 게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글쓴날 : [16-02-25 15:55]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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