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법안 248건 ‘벼락치기’ 처리한 법사위…심사는 제대로?
의원들 행사참여로 이석…의결정수 채우느라 ‘진땀’ 빼기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8일 정기국회 종료를 하루 앞두고 계류중인 법안을 처리하느라 과부하가 걸렸다.
법사위는 자체 소관 법안 뿐만아니라 타 상임위에서 넘어온 법안에 대해 위헌성 등 체계·자구 심사를 진행한 뒤 본회의로 넘기는 ‘마지막 관문’ 역할을 담당해 항상 처리할 법안이 산적해 있는 상임위다.


더욱이 정기국회가 막바지에 이르다 보니 각 상임위에서 무더기로 법안이 넘어와 수북이 쌓였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 올라온 법안은 무려 248건.
이처럼 갈 길은 바쁜데 정작 회의에서는 법안 처리 문제를 놓고 여야가 대립, 정회까지 하게 되면서 심사속도가 더 지체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이 환경노동위에서 넘어온 최저임금법과 고용보험법 개정안의 처리를 주장했지만 새누리당이 부정적 입장을 보여 마찰을 빚은 것이다.
새정치연합 전해철 의원은 “두 법은 여야 원내대표가 (여당이 요구한) 관광진흥법 개정안과 연계처리키로 해 지난번 법사위 회의 때 처리하지 않았다”며 “이제 관광진흥법이 처리됐기 때문에 두 법도 통과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새누리당 이한성 의원은 “관광진흥법은 결과적으로 (야당이 요구한) 대리점거래공정화법과 함께 처리가 된 상황이다. 연계법안 간 사정변경이 생겼다”고 반박했다.
여야 간 공방이 계속되자 이상민 법사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하고 여야 간사 협의를 진행할 것을 결정했다.
그러나 간사 협의에서도 타협점을 쉽게 도출하지 못하면서 오후 회의가 6시 가까이 돼서야 재개됐다. 결국 논란이 된 법안은 원내 지도부 간 논의에 맡기기로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전 회의 때 처리된 법안은 246건 중 45건에 불과했다. 오후 재개된 회의는 속도전으로 전개돼 타 상임위에서 넘어온 법안을 중심으로 160여건이 처리됐다. 나머지 90여건은 소위로 넘겼고, 회의는 밤 10시가 넘어서야 종료됐다.
법사위원 사이에서는 “힘들어 죽겠다”는 볼멘소리까지 나온다. 여야 의원들은 연말을 맞아 각종 행사에 참석하느라 회의장을 들락날락했고, 이로 인해 의결 정족수가 부족한 상황까지 발생해 의원들을 회의장으로 급히 소집하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새누리당 정갑윤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각 상임위에서 법안 심사를 너무 안하는 바람에 막판에 법사위로 법안이 쏟아지고 있다”며 “더욱이 19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다 보니 그런 현상이 더 심한 것같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서영교 의원도 “타 상임위에서 법안이 쏟아져오는데다 일부 의원들이 법안 처리를 막거나 체계·자구 심사를 이유로 막무가내식으로 (법안을) 소위로 보내는 것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글쓴날 : [16-01-05 13:07]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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