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불국사, 종묘, 창덕궁, 수원화성…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 건축물을 다각도로 조명하는 전시회가 오는 19일부터 내년 2월6일까지 삼성미술관 리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한국건축예찬-땅의 깨달음'이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는 리움이 삼성문화재단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것이다.
리움은 이번 전시를 위해 해인사, 불국사, 통도사, 선암사, 종묘, 창덕궁, 수원화성, 도산서원, 소쇄원, 양동마을 등 가치가 높은 전통 건축 10곳을 선정하고, 이를 사진과 영상, 고미술품, 모형 등을 통해 입체적으로 조명했다.
이번 전시에는 주명덕, 배병우, 구본창, 김재경, 서헌강, 김도균 등 현대사진작가와 박종우 영상감독이 참여해 2년여에 걸쳐 사계절을 거치며 각각의 건축물의 아름다운 모습을 사진과 영상에 담았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건축물 전경을 담은 사진과 함께 영상 모니터를 통해 내부의 건축적 구조와 디테일을 담은 사진들을 볼 수 있다.
3D 스캔 영상과 모형 등 건축물을 입체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기술도 다양하게 동원됐다.
전시된 건축물 총 10곳 중 7곳에서는 건물의 외형과 더불어 내부를 투사해 볼 수 있는 3D 스캔 영상이 상영된다. 금동대탑을 9층 탑으로 복원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3D 영상도 눈길을 끈다.
불국사 전시 코너에서는 석굴암의 축조과정을 보여주는 영상을 볼 수 있으며, 지형의 특성을 이용한 해인사와 불국사의 가람배치를 입체적으로 비교해 보여주는 가람배치도도 전시된다.
경복궁 전시 코너의 '경복궁과 육조거리' 모형은 19세기 흥선대원군에 의해 중건된 경복궁과 육조거리를 1/200 축적으로 재현한 것으로, 서울이 일제강점기 및 한국전쟁으로 훼손과 복구를 거치며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는 각 건축물과 관련된 옛 그림과 유물, 고지도 등 고미술품도 다양하게 전시해 건축물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하버드 옌칭도서관에서 대여한 '숙천제아도'는 조선 말기 문신 한필교가 42년간 부임했던 중앙 및 지방 관아들의 모습을 그림으로 남긴 화첩으로 국내에 처음 공개된다.
리움 소장품인 후불탱화 '아미타설법도'도 복원 작업을 거쳐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공개된다.
이외에도 창경궁을 그린 궁궐도인 '동궐도'(국보 249호), 18세기 서대문 밖 경기감영과 주변의 모습을 12폭의 병풍에 사실적으로 그려 당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경기감영도', 김홍도의 '규장각도', 한성도와 동국대지도 등 쉽게 접하기 어려운 고미술품을 볼 수 있다.
동궐도나 경기감영도 같은 고서화에는 리움의 디지털 확대 기술인 DID를 적용해 관람객이 화면을 터치하면서 그림의 세세한 부분까지 자세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청소년들에게 전통문화를 널리 알리고자 평일 20세 미만 청소년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도록 했으며, 교과서와 연계한 워크북도 제공한다.
리움은 삼성문화재단 창립 50주년 기념으로 이번 전시에서 조명한 10개 건축물의 사진을 담은 사진집을 올해 말 발간할 예정이다.
이준 리움 부관장은 "하늘과 땅, 사람을 존중하며 자연과 함께 해 온 한국전통건축은 그 자체로 우리가 지켜야 할 문화유산이자 우리시대를 지탱하는 정신, 지혜의 원천"이라며 "이번 전시가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고 우리 건축문화사를 바라보는 관점을 넓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1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에 전시된 불국사 일대 모형물의 모습. 삼성문화재단은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며 한국건축, 천년의 지혜를 되돌아보는 '한국건축예찬-땅의 깨달음' 전시를 오는 19일 부터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