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는 80번 환자(35)가 25일 오전 3시께 서울대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80번 환자는 기저질환으로 ‘악성 림프종’을 앓고 있던 사람으로, 항암제를 투여로 면역력이 떨어진 까닭에 메르스 유전자 검사에서 음성과 양성을 반복하는 등 명확하게 음성 판정을 받지 못했다.
당초 지난 1일 완치 판정을 얻었지만 열흘뒤 다시 양성 판정을 받아 입원하기도 했다.
이 환자는 5월말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내원했다가 지난 6월8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172일 동안 투병생활을 해와 전세계에서 가장 오랜 시간 메르스와 싸워왔다.
80번 환자의 사망으로 현재까지 사망한 메르스 환자수는 38명이 됐다. 메르스 치사율도 20.4%로 처음 20%를 넘어섰다.
이로써 국내 메르스 감염자는 지난 5월20일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6달여만에 한명도 남지 않게 됐다.
방역당국은 메르스 환자가 1명도 남지 않게 된 날로부터 메르스 최장 잠복기간인 14일의 2배, 즉 28일이 지나는 시점을 메르스 공식 종식 시점으로 삼고 있다.
다만 이미 세계보건기구(WHO) 한국의 상황에 대해 ‘전파 가능성 해소(the end of transmission)’라는 판단을 한 바 있어서 공식 선언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방역당국은 이전에도 “메르스 공식 종식선언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식적으로 종식을 선언하지 않더라도 방역당국은 메르스 환자가 0명이 된 만큼 메르스에 대한 국가전염병 관리체계를 조만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전염병 관리체계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등 4개 단계로 나뉜다. 메르스 첫 환자가 발생한 지난 5월 20일 관심을 주의로 격상시켰지만, 환자가 없는 만큼 다시 관심으로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은 그동안 복지부 차관이 이끌고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등이 참여하는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차원에서 메르스를 관리했지만, 대책본부 역시 해체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