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들 "위안부 문제 진전돼야 한일관계 근본적으로 풀려"
북한문제 놓고 양국공조 주문…"남중국해 '항행자유' 재확인해야"

한국과 일본이 일본군 위안부를 비롯한 과거사 문제에서 진전을 보지 못할 경우, 양국 관계가 근본적으로 풀리기 어렵다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수석연구원은 1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가장 중요한 역내 동맹인 한국과 일본이 가까워져야 평화와 안보 이슈들을 효율적으로 다뤄나갈 수 있기 때문에, 미국에게는 이번 정상회담이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그러나 "과거사 문제에서 진전이 없다면 양자 관계 전반이 정체될 수밖에 없다"며 "북한문제에서부터 무역, 기후변화, 독도문제에 이르기까지 건설적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지만, 과거사 문제에서도 전향적 결과가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첫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상당한 진전을 기대하는 건 무리"라며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사적으로나마 이를 어떻게 다뤄나갈지를 놓고 대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더글라스 팔 카네기국제평화연구원 부회장은 "일본이 유감을 표하고 희생자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마지막 제스처를 내놓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란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일본이 위안부와 관련한 역사적 사실을 계속 부정하는 것은 한국인들을 계속 성나게 하는 일"이라며 "역사적 상처가 일본의 어떤 조치로도 치유되지 않겠지만, 박 대통령은 일본이 취해야 할 조치들을 보다 분명하게 주문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수석연구원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상당한 진전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낮다"며 "아베 총리가 사과와 보상에 전향적으로 나오고 박 대통령은 일본이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해야할 지 분명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그러나 "양측이 위안부 문제에서 전향적 결과를 낳으려면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민족적 감정을 앞세우는 것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북한의 도발위협과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공조 방안을 중점적으로 다뤄나가면서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매닝 연구원은 "정상회담의 최대 초점은 북한에 맞춰져야 한다"며 "특히 단순히 양자 차원을 넘어 북한 문제를 다뤄나가는 한·미·일 협력이 강조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양국이 정보를 공유하고 레이더 감시체제를 놓고 협력할 경우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국의 방어능력이 크게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팔 부회장은 "미국으로서는 양국 정상이 북한과 관련한 안보 차원의 정보를 교환하는 것을 가장 크게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의 점증하는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양국이 군사정보를 교환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런 맥락에서 오랫동안 지연돼온 한·일 정보보호협정 체결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양국의 안보협력 강화를 위해 일본 자위대 활동을 둘러싼 우려가 시급히 해소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아베 총리는 집단자위권 행사를 포함한 일본의 안보법제가 한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실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전문가들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놓고 양국 정상이 미국이 강조하는 '항행의 자유' 원칙을 분명히 재확인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팔 부회장은 "한국과 일본이 항행의 자유 원칙에 동의하고 목소리를 내기를 기대한다"며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양국 사이에 어떤 이견이 있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매닝 연구원은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원칙을 수호하는 것이 한국과 일본에게 강력한 이익이 된다"며 "이 같은 인식이 양국 정상 회담의 결과물로서 나오기를 희망한다"고 주문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양국 정상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벌이는 행동이 국제법에 위반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롬버그 연구원은 "일본은 적극적으로 항행의 자유를 지지해왔지만, 한국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그렇지 못했다"며 "정상회담에서 어떤 합의가 나올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한일 '협의가속화' 합의…일본군 위안부 핵심 쟁점은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2일 첫 정상회담에서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확실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것은 양국이 이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에 근본적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기본적으로 위안부 문제에 대한 법적 책임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해결됐다는 입장이다.
청구권 문제가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이 된다는 것을 확인한다'는 한일 청구권 협정 제2조를 근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일본 측의 해석과는 달리 반인도적 불법행위에 대한 청구권을 살아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위안부 문제는 지금은 고인이 된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1991년 자신이 위안부 피해자임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정부는 2005년 한일회담 문서공개 후속 대책의 연장선에서 민관공동위원회 결정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일본 정부, 군(軍) 등 국가권력이 관여한 반인도적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청구권협정에 의해 해결된 것으로 볼 수 없고,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4월부터 일본 측과 국장급 채널을 가동, 지난 9월18일까지 총 9차례에 걸쳐 위안부 문제를 협의해 왔다.
한일 양국이 협상 내용에 대해 철저히 함구해 자세한 협상 내용과 쟁점이 구체적으로 공개된 적은 없지만,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 인정 문제와 사과, 피해자들에게 어떤 명목으로 재정지원을 할지 등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측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도의적 자원에서 재정적 지원은 할 수 있지만 법적 책임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한일 정상회담 직후인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재산 청구권 문제는 1965년 일한 청구권 협정으로 법적으로 최종 해결됐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위안부 문제가 일한관계 발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인식도 있기 때문에, 그런 것도 감안해 이런 상황을 조기에 해결하고자 현재 진행 중인 협의를 계속 가속화한다는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한일 정상회담에서 '조기 타결을 위한 협의 가속화'에 합의했음에도 향후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글쓴날 : [15-12-01 09:35]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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