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정상 3년반만의 대좌 '90분'… 단독회담서 위안부 담판
단독회담에 소수 외교안보라인 핵심인사 배석…확대정상회담으로 이어져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일 청와대에서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한일 정상이 한자리에 대좌하는 자리가 2012년 5월 이후 3년 반 만에 마련된 만큼 청와대는 일단 이번 정상회담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협의한다는데 방점을 찍고 있다.


이날 정상회담은 계획상으로는 ▲오전 10시 아베 총리의 방명록 서명 및 기념촬영 ▲오전 10시10분 단독 정상회담 ▲오전 10시40분 확대정상회담 순으로 대략 1시간30분간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양 정상이 진행하는 단독회담에는 소수의 외교안보 핵심라인만 배석할 것으로 알려져 이 자리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양국 쟁점 현안과 관련해 대화가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아베 총리의 진전된 언급 여부나 실제 의중도 여기서 드러날 전망이다.
정상회담에 앞서 양국 외교라인이 수차례에 걸쳐 협의를 진행했지만, 평행선을 달렸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결국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단독회담에서 어떻게 담판을 벌이는가에 따라 위안부 문제의 모멘텀이 마련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회담은 동시통역이 아닌 순차통역 형태로 진행되며, 현재로선 오찬이나 공동 기자회견 등의 일정은 확정된 게 없다.
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계획상의 일정일 뿐 회담 시간이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점심시간 임박해서까지 회담이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대로 위안부 문제 등에서 진전이 없을 경우 회담 시간이 계획보다 짧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현재까지 한일 당국이 확인해준 정상회담의 의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양국 현안'이다.
따라서, 핵심현안인 과거사 문제를 비롯해 우리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문제, 북한 급변사태시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범위 논란 및 안보법제 문제, 북핵 등 한반도 비핵화, 아베 총리가 전날 한일중 정상회의에서 언급한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 등이 광범위하게 논의될 수 있다는 전망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심도있게 논의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고, 특별히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는 입장"이라며 "현재로선 회담이 끝나는 시간을 확정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로선 아무 것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공동 기자회견은 없지만 회담의 성과가 있으면 발표가 있을 수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아베 방한에 강경 우익성향 측근 하기우다 '그림자 수행'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일 정오 조금 못미친 시각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함으로써 총리 자격으로는 2006년 10월 이후 9년여 만에 한국 땅을 밟았다.
2006∼2007년 첫 총리 임기때는 취임한 지 13일 만인 2006년 10월 9일 방한,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지만 2번째 집권(2012년 12월) 후에는 한일관계 악화 속에 2년 10개월간 60여개국을 돈 후에야 한국을 찾은 것이다. 서울공항 도착후 아베 총리는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의 영접을 받았다.


앞서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정부 전용기 편으로 도쿄 하네다(羽田) 공항을 출발, 서울로 향했다. 출국에 앞서 자국 기자들에게 한일중, 한일 정상회담이 "의미있는 회담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9년전 방한때와 달리 영부인인 아키에(昭惠) 여사가 동행하지 않은 가운데,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관방부(副) 장관이 아베 총리를 그림자처럼 수행했다.
하기우다는 아베의 측근 그룹 중에서도 역사인식에 관한 한 아베 총리와 가장 가까운 인물로 평가된다. 작년 10월 TV에 출연한 자리에서 군위안부 제도 운영에 일본 정부가 관여한 사실을 인정한 고노(河野)담화에 대해 "역할이 끝났다"고 주장한데서 보듯 강경 우익 성향으로 평가된다.
때문에 이번 방한 기간 한일정상회담 등 계기에 군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하기우다의 강경 주장이 아베 총리의 발언에 반영될지 관심을 모으게 됐다.


올해가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이한 해인데다 일본 현직 총리가 2011년 10월(노다 요시히코) 이후 4년 1개월만에 방한했다는 상징성이 있지만 아베의 이번 방문 일정은 지극히 실무적이라는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평가다.
1일 현재까지 알려진 아베 총리의 1박 2일은 한중일 정상회담과 이어진 만찬, 한일, 중일 양자정상회담 등 공식 일정들로만 채워져 있다. 2일 출국때까지 새로운 일정이 잡힐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내외신을 상대로 한 기자회견이나 한국인들에게 정서적으로 다가가기 위한 공공 외교 일정 등 부대 행사가 잡혀 있지 않은 것이다. 현재로선 2일 한일정상회담 후 오찬도 따로 할 예정이다.


이는 아베 총리의 한차례 방문만으로 양국 관계의 해빙을 기대하기 어려운 한일관계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일본 외무성에 의하면 아베 총리의 방한을 취재하기 위해 전용기에 동승한 17명을 포함해 50여 명의 일본 취재진이 한국을 찾았다. 서울에 주재하는 특파원과 한국인 스태프를 포함하면 총 140여 명의 일본 언론 취재진이 아베 총리의 서울 일정을 취재하겠다고 신청했다.

글쓴날 : [15-12-01 09:26]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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