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아웅산 수치 야당 승리 '확실'…집권당 텃밭서도 선전

미얀마의 역사적인 총선 개표가 진행되면서 민주화의 기수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압승 전망에 한층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얀마 선거관리위원회는 9일 오전(현지시간) 개표 결과에 대해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으나 현지 언론과 정치 관측통, NLD 관계자들은 대부분 이번 선거에서 NLD가 집권 통합단결발전당(USDP)에 승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얀마타임스는 초반 집계에서 집권 USDP가 텃밭인 행정수도 네피도에서 NLD에 밀리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실제 네피도의 디키나티리 지역의 경우 NLD는 10개 선거구에서 승리하고 3개 선거구에서 패했으며 나머지 2개 선구구는 개표가 끝나지 않은 상태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번 선거는 애초부터 NLD가 수치 여사의 인기를 바탕으로 군부를 대표하는 USDP에 승리할 것으로 점쳐져 왔다. 다만 군부가 상하원 의석의 25%를 선거와 상관없이 할당받고 있어, NLD가 승리하더라도 실제로 집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집권 군부도 선거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군 최고 사령관으로 최대 정치실세 중 한 명인 민 아웅 흘라잉 장군은 8일 자신이 소속된 투표소에서 투표하고 나서 기자들에게 국민으로부터 가장 신뢰를 받는 정당이 승리하기를 바란다며 선거 결과는 국민이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수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1990년 총선 이후 25년 만에 처음 실시되는 공정, 자유 총선을 표방한 이번 선거는 대체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투표가 순조로웠던 것으로 관측된다.


유권자는 전체 인구 약 5천300만 명 중 3천500만여 명이었으며, 전국에 설치된 4만여 개의 투표소에서 투표가 실시돼 투표율은 70~80%에 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NLD는 이번 선거에서 선출직 의석 491석의 67%를 얻어 상하원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면 단독으로 집권할 수 있다.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하더라도 USDP보다 훨씬 많은 의석을 차지하면 소규모 정당들과 연합해 대통령을 선출하고 정부 구성을 주도할 수 있다.


미얀마는 대통령 중심제이나, 대통령은 상하원 합동 의회에서 선출돼, 대통령을 배출하기 위해서는 상하원 의석의 과반수를 차지해야 집권당이 될 수 있다.


수치 여사는 NLD가 승리하더라도 자신의 대선 후보 출마를 금지하고 있는 헌법 조항 때문에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지 못하더라도 선거에서 승리하면 "대통령 이상의 지도자"가 돼 국가와 정부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투표 결과에 대해 9~10일 1차 발표를 하고, 검표를 거쳐 11월 중순께 결과를 공표하겠다고 밝혔다.


현경숙 기자

글쓴날 : [15-11-09 12:37]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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