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ADMM-Plus서 '남중국해' 할말 하고 中과 국방협력

국방부간 핫라인 조기 개통 합의…해·공군 핫라인 추가 증설 협의
미얀마 사관학교에 한국어과정 개설…말레이시아 방산수출 확대될듯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말레이시아에서 2일부터 4일(현지시간)까지 열린 제3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참석을 계기로 중국을 비롯한 아세안 국가들과 국방협력을 다지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ADMM-Plus에서 정면으로 충돌할 정도로 예민한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당당하게 밝히면서도 중국과 내실 있는 군사외교를 펼쳤다고 국방부 관계자들은 5일 설명했다.


한 장관은 4일 ADMM-Plus 본회의 연설을 통해 우리 정부가 고민해 수위를 정한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중국의 창완취안(常萬全) 중국 국방부장과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이 묵묵히 한 장관의 연설을 지켜봤다.


한 장관은 창 국방부장의 면전에서 "대한민국 정부는 남중국해 분쟁의 평화적 해결과 항행·상공(上空) 비행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 남중국해 당사국간 이미 체결한 '남중국해 분쟁당사국 행동선언(DOC)'의 효과적이고 완전한 이행과 함께 '남중국해 분쟁당사국 행동수칙(COC)'의 조기 체결 노력에 실질적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한 장관이 언급한 DOC와 COC는 현재 중국이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가장 민감하게 여기고 있는 부분이다. 중국은 이번 ADMM-Plus 공동선언문에 DOC와 COC가 포함된 문구를 반영하자는 미국 측의 주장을 강하게 거부해 결국 공동선언문 채택이 무산되기도 있다.


본회의 연설 이후 예정됐던 한중 국방장관회담은 한 장관의 이런 연설 내용 때문에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무뚝뚝한 표정으로 회담장에 4초가량 먼저 들어선 창 국방부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간의 정상회담을 화두로 꺼내 덕담을 나누다가 양국 국방부간 핫라인(직통전화)을 조속히 개통하자고 먼저 운을 뗐다.


한 장관도 이어도 남쪽 해상까지 확장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서 해상과 공중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양국 해·공군에 각각 핫라인 1개씩을 추가 증설하자고 제안했다.


창 국방부장은 이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양국 국방부는 추가 증설 방안에 대한 실무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그는 한 장관에게 내년 초에 중국을 공식 방문해 달라고 제의하기도 했다. 창 국방부장의 말은 덕담 수준 이상의 공식 제의였고, 한 장관은 기자들에게 이를 수용할 것임을 내비쳤다.


한 장관은 "중국이 우리나라에는 현재도, 앞으로 통일 과정에서도 함께 잘 보조를 맞춰서 노력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좋은 얘기를 많이 나눴다"고 말했다. 또 미얀마의 세인 윈 국방부 장관과 가진 양자회담에서는 미얀마 국방사관학교에 한국어 과정을 개설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미얀마의 각 방송사가 주당 한국 드라마 10편 내외를 방영할 정도로 확산하는 한류문화가 군사외교를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얀마에서는 고구려 시조 '주몽'의 일대기를 다룬 우리나라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히삼무딘 후세인 국방장관과 회담에서는 우리 방산제품의 말레이시아 시장 진출 확대 가능성을 열기도 했다. 히삼무딘 장관은 한 장관으로부터 한국의 방산 능력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서 양국 방산협력이 가능한 분야를 판단하도록 자국 국방팀을 편성해 한국에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짧은 일정으로 아세안 여러 국가의 국방장관과 만나 의미 있는 결실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귀근 기자

글쓴날 : [15-11-05 10:15]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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