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룸버그-NRA '총기규제·자유' 놓고 전면전 | |
| 각 州서 총기관련 법안 둘러싸고 로비전 치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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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총기 규제와 자유를 둘러싸고 마이클 블룸버그(73) 전 뉴욕시장과 총기옹호단체 미국 총기협회(NRA) 간 갈등이 전면전 양상을 띠고 있다. NRA와 위성단체들은 최근 합법적인 총기소유를 위한 온·오프라인 캠페인에서 블룸버그를 등장시켜 '현실과 동떨어진 엘리트주의자'라고 조롱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22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들은 "블룸버그가 시민들의 무장해제를 위해 5천만 달러(567억 원)를 들여 특유의 불도저 스타일로 각 주에서 총기규제 로비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또 총기규제 운동가들을 아웃사이더라고 지칭하면서 국가가 개인생활을 통제하는 '내니 스테이트'(Nanny State·보모국가)를 만들려고 획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엄격한 총기규제론자인 블룸버그는 지난해 NRA에 맞서 총기규제 운동에 5천만 달러를 쾌척하겠다고 밝히면서 '총기와의 전쟁'을 선언한 바 있다. 블룸버그의 돈은 풀뿌리 총기규제 운동단체들을 아우르는 연합체 '총기안전을 위한 에브리타운'(이하 에브리타운)을 설립하는데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와 NRA 간 첫 전투는 메인 주에서 벌여졌다. 결과는 NRA의 판정승이었다. 메인 주의회는 지난주 총기은닉휴대를 허용하는 총기소유 확대 법안을 의결했다. 오리건 주 한 대학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지 3주도 안 된 시점이었다. 블룸버그와 그가 지원하는 에브리타운이 일류 로비스트를 동원하고 자동전화, 신문·방송·온라인 등에 총기규제를 촉구하는 광고를 깔았지만 법안 저지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블룸버그는 "총기규제 운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총기 소유자 신분조사 확대, 범법자 총기소유 제한, 총기소유를 확대하려는 NRA와의 싸움을 위해 총기규제 단체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전략은 정치인들에게 강력한 로비를 펼쳐 총기규제를 막아온 NRA의 방법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550만 명의 회원과 막강한 정치력 영향력을 보유한 NRA가 유권자들의 표로 의원들을 압박하는 전략을 차용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우리에게 투표하지 않으면 우리는 당신 아이들, 손자들, 증손자들까지 쫓아갈 것이며,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NRA의 신조를 따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블룸버그는 2선으로 후퇴해 말을 아끼는 대신에 총기규제 단체들을 선봉에 내세우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블룸버그의 충실한 지원군은 어머니들이다. 어머니들이 주축인 에브리타운은 "비록 메인 주에서 총기소유 확대 법안을 저지하지 못했지만, 우리는 많은 곳에서 승리를 이끌고 있다"고 했다. 에브리타운 측은 "메인 주에서 62개 총기관련 법안을 제지했고, 10개 주에서 가정폭력 사범에게 총기소유를 금지하는 법안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오리건과 워싱턴 주에서는 총기 소지자의 신분조사를 확대하는 법안을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에브리타운의 위성 단체 중 하나인 '엄마들의 행동요구' 설립자인 새넌 왓츠는 "총기규제 운동은 장기전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짧은 시간에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현재 여러 면에서 NRA와 맞설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다"면서 "우리 어머니들은 앞으로 NRA와의 싸움에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총기규제를 핵심 과제로 추진했지만 번번이 실패한 상황에서 블룸버그의 '신념'이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NRA의 정치적 영향력이 워낙 막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전국 선거에서 NRA가 지원한 후보의 90%가 당선됐으며, 올해에는 NRA가 로비한 33개 주에서 총기소유 법안이 의결됐다. 하지만, NRA 측이 블룸버그에 대한 공세에 나선 것은 그만큼 블룸버그와 총기규제단체들의 힘이 커졌다는 것을 시인한 셈이다. 제니퍼 베이커 NRA 대변인은 "블룸버그는 죽을 때 아무것도 갖고 가지 않겠다고 선언한 억만장자"라며 "그는 자신의 대의를 위해 백지수표를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블룸버그가 지원하는 총기규제 단체들은 현재 메인 주에서 총기소유자 신분조사를 확대하자는 주민투표를 위해 서명운동을 전개하면서 반전을 노리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경제전문 뉴스통신사 블룸버그 L.P의 창립자인 블룸버그는 개인자산이 365억 달러(약 39조 9000억 원)에 달하는 억만장자다. 그는 민주당원이었다가 2001년 뉴욕시장 출마 때 공화당으로 갈아탔고, 시장 재직 중 탈당해 무소속이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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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날 : [15-10-23 15:01] |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