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부족에 수개월째 고생중"…전국 2천500가구 '비상급수'
주민 4천600여명 불편, 차량이용 '운반급수'·상수도 '제한급수'

"벌써 몇 개월째 급수차로 생활용수를 공급받고 있어요. 이런 불편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걱정입니다." 충북 청주시 미원면 대신리 황인수(53) 이장의 말이다.


대신리 북바위마을 12가구 주민 30여명은 매일 시청 급수차로 10t의 생활용수를 공급받고 있다. 주민들은 이 물과 작은 계곡에서 하루 8t 정도 졸졸졸 내려오는 물로 식사 준비와 빨래, 세수·목욕 등을 한다. 그러나 늘 물은 부족하다. 동네 앞을 흐르는 개울은 마른 지 이미 오래다. 이 마을에서 1.5㎞ 아래에 용곡저수지라는 큰 저수지가 있으나 녹조 등이 심해 생활용수로 사용할 수 없다.


황 이장은 "그동안 작은 계곡물로 그럭저럭 생활해 오다가 지난 추석 전부터 차량으로 생활용수를 공급받고 있다"며 "올겨울에도 강수량이 많지 않을 거라고 해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말했다. 시는 용곡저수지에서 상류로 물을 퍼올려 자연정화 등을 거친 뒤 주민 생활용수나 농업용수 등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황 이장은 전했다. 황 이장은 그러나 "용곡저수지 물을 언제부터 사용할 수 있을지 아직 알 수 없다"며 내년 농사 등에 대한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환경부와 지자체 자료에 따르면 현재 극심한 가뭄으로 생활용수 비상급수가 이뤄지는 지역이 전국 9개 시·군·구 32개 마을이다. 이 통계에는 현재 제한급수가 진행 중인 충남 서부 8개 시·군은 포함되지 않았다. 비상급수 지역 중 차량으로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운반급수 지역이 7개 시·군·구 24개 마을, 지방상수도에서 물을 매일 일정 시간만 공급하는 제한급수 지역이 2개 시·군 8개 마을이다.


이들 지역 2천518가구 4천655명의 주민이 불편을 겪고 있다. 운반급수가 이뤄지는 지역은 인천시가 14곳, 충북도 3곳, 강원도 4곳, 경북도 3곳이다. 제한급수 지역은 인천시 관내 옹진군과 강화군 섬지역 8곳이다. 옹진군 연평면 대연평도 동부리 220가구 주민 282명은 하루 2시간씩 제한급수를 받고 있다.


강화군 삼산면 석모도 동촌2리 50가구 주민 125명도 하루 6시간씩만 상수도 공급을 받는다. 이런 가운데 기상청은 올 연말까지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많을 것으로 예보했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 주민 불편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조만간 충분한 비가 오지 않으면 비상급수 지역은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환경부와 지자체는 생활용수 부족 지역에 관정을 개발하거나 해수의 담수화 시설을 하는 등 대책을 마련,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이런 시설들이 단기간 내에 이뤄지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주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비상급수 지역은 대부분 소규모 농산어촌이나 섬마을로, 비가 어느 정도 오면 물부족이 해소될 수도 있다"며 "그러나 조만간 비가 충분히 내리지 않으면 비상급수 지역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글쓴날 : [15-10-20 15:53]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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