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시대왔건만"…외면받는 장애인 도서접근권
"국립중앙도서관, 제공 출판물 납본 중 6.5%만 장애인용 제작"

전자책의 시대가 활짝 열렸지만 정작 이를 활용해 장애인의 도서접근권을 확대하는 노력은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전자통신동향분석(8월)'에 실린 '전자책 접근성 기술동향 및 전망'에 따르면 2013년 국립중앙도서관은 출판물이 새롭게 나올 경우 본보기용 도서로 제공받는 '납본(納本)' 명목으로 약 7만4천532권을 수집했다.

하지만 이중 장애인을 위한 대체 자료 제작건은 6.5%인 4천895건에 그쳤다.

납본에 따른 대체 자료는 책의 원본파일에 있는 텍스트 정보를 기반으로 음성을 녹음하거나 텍스트를 음성파일로 변환하여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2003∼2013년 국립중앙도서관이 제작한 대체자료는 총 1만8천960건이다.

국립중앙도서관이 수집한 납본 건수를 2013년에 근거해 7만건씩으로 잡을 경우 대체 자료 제작비율은 평균 2%대로 뚝 떨어진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은 출판·영상의 발행·제작·배포업자는 전자출판물을 포함해 장애인이 장애인 아닌 사람과 동등하게 접근·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새롭게 생산·배포되는 도서자료를 점자, 점자·음성변환용코드가 삽입된 자료, 음성 또는 확대문자 등으로 제공해야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그 노력은 아직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ETRI는 이렇게 전자책 형태로 만들어지는 대체자료 제작건수가 크게 부족한 이유로 스크린 리더나 점자출력기 등을 활용한 장애인들의 도서소비 성향을 들면서도 장애인 접근성을 밀어낼 수밖에 없는 '시장 원리'를 들었다.

장애인용 대체자료는 무료로 제공되고 있어 저작권자나 유통사 모두 이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탓에 민간 등 다양한 투자로 이어지지 못한 채 정부와 단체 예산에만 의존해 왔다는 지적이다.

ETRI는 통상적인 인식과 달리 청각장애인이 시각장애인보다 많고, 청각장애인의 문맹률이 30%에 달하는 점을 고려할 때 전자책 제작시 청각장애인의 접근권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문도 내놨다.

2013년 기준으로 등록장애인 중 청각장애인수는 27만3천명 정도로 시각장애인보다 그 수가 많다.

도서의 텍스트 정보에 동영상이나 오디오만을 추가하는 것으로는 청각장애인의 70%에게만 접근권을 허용하는 것으로 나머지 30%를 위해서는 청각장애인들의 네이티브(Native) 언어인 '수화'를 부가적으로 제공해야한다는 것이다.

ETRI는 "텍스트 정보를 수화로 표현하는 기술을 단기간 연구로 개발하는 것은 어려운 부분이 많다"면서 "장기간에 걸쳐 정책적, 기술적인 다양한 접근방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연구개발이 요구된다"고 제안했다.

글쓴날 : [15-10-06 13:12]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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