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깊어가는 가을에 시 한 편 읽어보세요 | |
| 중견·신인 시인 시집 잇따라 출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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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대명절 추석을 지나면서 비로소 '독서의 계절' 가을의 문턱에 들어섰다. 오랜만에 가족을 만나 즐거웠지만 한 편으로는 없지 않은 '명절 스트레스'에 복잡해진 마음을 차분히 달래는 데는 시 한 편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문학계에서는 여러 중견·신인 시인들이 잇따라 시집을 내놔 가을 서점가가 풍성하다. 장영수 시인은 여섯 번째 시집 '푸른빛의 비망록'(문학과지성사)을 출간했다. 등단 42년을 맞는 시인이 전 시집 이후 9년 만에 자신의 시 50편을 담아 펴냈다. 시집에는 운율과 생명력의 언어가 특히 두드러진다. 시인의 생기 가득한 일상의 추억은 곧 시가 됐다. "너를 관류하는 삼라만상들을 / 너의 빛깔로 길어 올려서 생짜로 / 내놓거나 다듬고 쥐어짜고 데치고 / 튀기고 빚어서 흠뻑 퍼 나르는 / 일들을 하다 보면 // 생애 내내 자기 자신 혹은 또 하나의 / 자기 자신 몇몇의 자기 자신들과 / 결코 수월하게 끝을 볼 수 없는 / 기나긴 내면적인 싸움에 몰입하게 된다" ('시와 삶의 관계' 일부) 전성호 시인은 세 번째 시집 '먼 곳으로부터 먼 곳까지'(실천문학)를 펴냈다. 시인은 지난 15년간 한국과 미얀마를 오가며 두 나라의 현실을 온몸으로 경험했다. 영국의 식민지배를 겨우 벗어나고서도 국지적 내전이 끊이지 않는 미얀마의 현실을 보며 시인은 그와 닮은 한반도의 오늘을 떠올렸다. 미얀마와 한국 모두에서 이방인이 된 시인은 양국의 현실과 아픔을 이방인의 시선으로 다시 보여준다. "달라지는 것은 무엇일까 잎맥을 따라 진화하는 / 물소리의 높낮이, 길게 기우는 지구 / 인천에서도 양곤에서도 아픈 내 몸 / 솟구치는 야자나무나 휘어지는 소나무들 / 의지나 기적 대신 그대 / 잠시 벽 없는 물 위에 몸을 놓아라" ('파도인 듯 풀잎인 듯 바람인 듯' 일부) '아이를 낳았지 나 갖고는 부족할까 봐'(문학과지성사)는 2011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시인 임승유의 첫 시집이다. 시집의 독특한 제목은 "다음엔 내가 너의 아이로 태어날게"라는 책 첫 페이지 시인의 말로, 그리고 "매번 처음 겪는 것처럼 두리번거림은 반복"된다는 책 뒤표지의 산문으로 이어진다. 어떤 사건과 고통도 모두 순환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렇게 독특한 형식으로 이야기를 담는 시인의 시도는 시집 전반에 두드러진다. 시인은 문답 형식의 시, 서사가 담긴 시,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말과 이성복의 시 등이 곳곳에 등장하는 다채로운 구성으로 삶의 문제와 고통을 이야기한다. 일본 대표 시인이면서 한국에도 여러 차례 방문한 혼다 히사시의 시집 '피에타'(문학세계사·권택명 옮김)도 번역 출간됐다. 수록된 53편의 시 가운데 절반가량인 25편에서 죽음과 연계된 시어가 등장할 정도로 혼다는 죽음과 상실, 소멸을 중요한 심상으로 다룬다. 하지만 이는 비애나 절망으로만 나타나지는 않는다. 시인은 죽음과 소멸을 이야기하면서 오히려 그 반대에 있는 삶과 생명을 드러낸다. 시의 길이는 대체로 짧고, 관념어보다는 두드러지는 이미지를 표현하는 시어가 쓰여 읽기에 편안하다. "오늘, 쓸쓸함은 쓰라리고 / 밝고, 푸르게 / 빛나는 소금 같다 // 네 안에 있는 숲의 거처 / 너를 생각하며 눈을 감고 있지만 / 끝내, 네가 보이지 않는다 // 젖은 모래 같은 눈 안쪽에 / 너를 불러내려 해도 / 끝내, 너는 나타나지 않는다"('피에타' 일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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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날 : [15-09-30 10:03] |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