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유럽국경 르포> 크로아-세르비아, 총성없는 '난민전쟁'
앙숙 간 국경폐쇄 공방에 난민들 '무인지대'에 갇히기도

인종학살 수준의 전쟁이 일어나기 전 같은 유고연방이었던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 간 국경에선 총성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앙숙인 양국이 전쟁이 끝난 지 20년 만에 격렬하게 충돌한 것은 유럽 부국으로 가려는 중동 난민들 때문이다. 

'통로 국가' 역할을 하는 세르비아는 북쪽 국경이 지난 15일부터 헝가리가 친 철조망으로 막히자 서쪽 국경인 크로아티아로 난민들을 보내왔다.

크로아티아는 헝가리가 난민들에게 최루탄을 쏘며 막자 거세게 비난하며 '안전한 경로'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열흘도 되지 않아 5만명이 넘게 몰려들자 결국 24일(현지시간) 토바르니크 국경검문소를 닫아버렸다. 

세르비아 시드와 연결된 토바르니크는 헝가리가 세르비아와 국경을 막은 이후 난민의 주요 경로가 된 곳이다. 세르비아는 난민들이 버스를 타고 시드로 가도록 안내했고, 크로아티아는 걸어서 넘어온 난민들을 버스에 실어 헝가리 국경 쪽으로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이런 난민 전달은 양국 국경검문소 사이의 200m 길이의 '무인지대'(no man's land)에서 이뤄져 왔다. 

그러나 이날 크로아티아는 버스를 보내는 대신 경찰을 배치했고 무인지대의 자국 경계선에 바리케이드를 쳤다. 

양국 간 대치가 길어지자 난민 500여명은 무인지대에 갇혔다. 일부는 이곳에 조성된 공동묘지에 앉아 쉬기도 했다. 


이 무인지대는 양국에 걸쳐 드넓게 펼쳐진 옥수수밭 가운데 있어 평온한 곳이었지만 난민들은 웅성거렸고 십수개의 간이화장실에선 악취를 풍겼다.

이날 대치는 크로아티아 경찰이 난민들을 버스에 태우면서 끝났다. 이 버스는 인근 난민 캠프로 향했다. 

독일에서 온 자원봉사자는 이틀 전에도 양국 경찰이 무인지대를 놓고 대치해 난민들과 경찰도 승강이를 벌였으며 결국 크로아티아가 국경검문소를 열어 상황이 끝난 바 있다고 전했다. 


크로아티아는 또 난민을 계속 보내는 세르비아에 경고하는 차원에서 이 검문소를 통과해 유럽 다른 국가로 가려던 세르비아 화물차의 입국을 일시적으로 거부했으며, 이에 한때 세르비아 쪽 도로에는 화물차가 길게 줄지었다.

세르비아는 전날 화물차 입국 금지를 해제하지 않으면 보복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냈고, 이날에는 크로아티아의 상품을 수입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크로아티아도 세르비아 번호판을 단 차량의 입국을 제한해 맞불을 놓는 등 동유럽 국경의 혼돈은 계속됐다. 

이런 양국의 대치에 세르비아 국경 지역에 발이 묶였던 난민 2천여명은 이날 오전 크로아티아로 넘어가는 우회로로 옥수수밭을 택했다.

글쓴날 : [15-09-25 10:54]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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