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51년 내전 종식 이정표…6개월이내 협정 체결
쿠바 아바나서 대통령과 반군 지도자 첫 대면…전범 재판소 창설키로

미주 대륙에서 가장 오랜 기간 지속해온 콜롬비아 내전을 종식하는 이정표가 마련됐다.

쿠바 수도 아바나를 방문한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최대 반군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 지도자 로드리고 론도뇨와 직접 대면한 뒤 내년 3월까지 평화협정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콜롬비아 및 쿠바 언론과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특히 2012년 11월부터 아바나에서 정부측과 FARC 협상단이 3년 가까이 진행해온 평화협상에서 이해관계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한 반군의 내전 범죄 처벌 등에 관해 합의했다.

반군은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2개월 이내에 무장을 완전히 해제하기로 약속했다.

미국 뉴욕의 유엔총회에 참석하기에 앞서 아바나를 긴급 방문한 산토스 대통령은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이른바 '티모셴코'로 불리는 반군 지도자 론도뇨와 회동한 뒤 악수를 하고 합의문에 서명했다. 

내전 종식을 위한 평화협상을 전후해 FARC 지도자와 콜롬비아 대통령이 대면하고 악수까지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산토스 대통령은 "아직 완전하게 합의를 해야 할 일부 사안이 남아있지만 되도록 이른 시일 내에 결론이 날 것"이라며 "평화의 시대는 도래했다"고 말했다.

내전 범죄자의 처벌과 관련해 과도적 성격의 재판소를 만들고 중대한 전쟁 범죄와 반 인류 범죄는 사면에서 제외하는 방안으로 양측이 가닥을 잡았다.

정부는 반군 측이 처벌 대상자의 징역형 등을 강력히 거부해온 점을 수용해 가택 연금이나 사회봉사 명령 등으로 완화하는 데 합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부는 내전 기간 반군들이 자행한 민간인 납치, 미성년자 징집, 마약 밀매 등의 범죄에 대한 책임은 면제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FARC와 강력한 대결 전선을 재임시 형성했던 보수 강경파 알바로 우리베 전 대통령은 정부가 반군에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고 지적하면서 "강력한 처벌이 없으면 폭력은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트위터에서 비난했다. 

론도뇨는 "우리는 향후 6개월 이내에 평화협정을 도출할 것"이라면서 "대통령과 약속한 기한보다 앞당겨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현지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이번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정부와 반군 간 쌍방 휴전 등 후속 협상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양측이 평화협정을 체결하게 되면 협정문을 시행하기에 앞서 국민투표를 거치게 된다.

정부와 반군은 지금까지 평화협상에서 토지개혁과 FARC의 정치 참여, 마약 밀매 퇴치, 매설 지뢰 해체 등의 안건에 합의하고 희생자 보상 문제 등 후속 협상을 진행해왔다.

1964년 FARC가 결성되면서 시작된 콜롬비아 내전은 좌파 게릴라 조직과 정부군, 우익 민병대간의 유혈 충돌로 20여만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고 600여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FARC는 마르크스-레닌주의를 표방하며 결성돼 부패 공무원과 부유한 지주들에 맞서 소작농들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무장 투쟁을 전개, 중남미에서는 가장 오래된 게릴라 조직으로 손꼽힌다. 

평화협상이 진행되는 중에도 콜롬비아 산악지역 곳곳에 주둔한 8천 명 안팎의 FARC 조직원들은 정부군과 크고 작은 충돌을 빚어왔다. 

한편, 산토스 대통령과 반군 지도자와의 대면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19∼22일간의 일정으로 쿠바를 방문한 직후 이뤄져 교황의 숨은 역할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합의와 관련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산토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역사적인 진전"이라고 평가하고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케리 국무장관은 또 지난 주 쿠바를 방문한 뒤 미국으로 건너와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콜롬비아의 평화를 지지한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글쓴날 : [15-09-24 13:37]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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