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헝가리, 난민 길목에 전투차량 배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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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의 통합 정신과 연대는 적어도 헝가리와 크로아티아 두 회원국 간 국경에선 사라졌다. 양국을 잇는 2차선 도로 가운데 세워진 헝가리 베레멘드 국경검문소 주변에 광활하게 펼쳐진 옥수수밭에서는 23일(현지시간) 철조망 공사가 한창이었다. 옥수숫대보다 조금 높은 철조망이 놓이지 않았더라면 밭 가운데로 국경선이 그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보였다. 헝가리가 이미 작은 면도날이 촘촘히 박힌 철망을 덧댄 철조망으로 가로막은 세르비아는 EU 후보국이지만, 크로아티아는 지난 2013년에 가입한 '막내 회원국'이다. 나아가 헝가리 군은 이곳의 크로아티아와 가장 가까운 지점에 기관총을 탑재한 험비 3대를 배치했다. 이들 무장차량은 크로아티아 군을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가방 하나만 메고 험난한 피란길에 지쳤을 난민들을 마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EU의 인도주의 가치 역시 무색하게 했다. 헝가리 의회가 사흘 전 처리한 법안은 국경경비와 관련한 군의 권한을 강화한 것이지만 난민들을 상대로 써도 된다고 한 것은 고무탄환과 그물총 등 비살상무기로 기관총은 당연히 제외된다. 이곳의 헝가리 군도 험비의 기관총을 실제로 쓸 일은 없어보였다. 크로아티아 경찰이 호송하는 난민 버스들이 이곳에 도착하면 헝가리 경찰은 이들을 막지 않고 준비된 버스에 태워 20분 거리의 마갸르볼리 기차역으로 이동시킨다. 이 모든 과정은 조용하고 질서있게 처리되고 있었다. 헝가리가 이곳으로 떠밀려 온 난민들을 기차로 실어 그대로 오스트리아 국경 바로 앞 헤제샬롬으로 보낸다는 것을 난민들도 알기 때문에 아무런 충돌 없이 경찰의 지시를 따랐다. 최근 헝가리 경찰에 국경 개방을 요구하며 일부 난민 청년들이 돌을 던지고,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로 대응했던 세르비아 접경 마을과는 달랐다. 헝가리는 세르비아에서 오려는 난민은 철저히 막았지만, 크로아티아에서 오는 난민은 버스와 기차를 제공해 독일행을 도와주고 있었다. 이 난민기차를 타고 헤제샬롬역에 내려 오스트리아 국경 앞까지 4㎞ 정도를 걸어 온 이들에 먹을 것과 물을 나눠주는 자원봉사자들 중에 헝가리인들은 별로 없고 아랍인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미 난민 지위를 얻은 자원봉사자들은 아랍어 인사말인 "셀람알레이쿰"과 함께 중동 특산품인 말린 대추야자를 난민들에게 건넸다. 난민위기가 장기화하면서 헝가리에서는 반이민 정책에 강경한 오르반 빅토르 총리를 지지하는 여론이 높다. 이달 초 헝가리 싱크탱크 사자드베그의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82%가 정부는 이민자 정책을 더 단호하게 해야 한다고 답했다. 취재차량을 운전한 라슬로 씨는 "이민자들이 불법적으로 대거 입국해 안전 우려도 커지고 솅겐조약도 위태롭게 하는 등의 문제가 있는데도 내버려둬야 하나"라며 오르반 총리의 정책 방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것은 (독일 총리인 앙겔라) 메르켈 때문이다"라며 "독일이 받아 주겠다고 하니까 이민자들이 계속 넘어오면서 다른 국가들이 문제를 겪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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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날 : [15-09-24 13:15] |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