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삼권분립 적용 놓고 논란 확산
중국 정부 관계자가 지난 주말 홍콩에 완전한 삼권분립 적용이 불가능하다고 밝힌 이후 홍콩 사회에서 삼권분립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18일 중화권 언론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홍콩에 파견한 대표처 수장 격인 장샤오밍(張曉明) 홍콩주재 중국연락판공실 주임은 지난 12일 홍콩 기본법(헌법격) 반포 25주년 기념 포럼에서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이 행정, 입법, 사법을 초월하는 특수한 법률적 지위에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여기에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이 최근 "중국 중앙정부는 행정수반만을 선임하며 주요 관리는 행정수반에 의해 임명된다. 따라서 행정수반의 지위가 실제로 초월적"이라며 장 주임의 발언을 거들고 나서서면서 논란에 불을 당겼다.
이에 대해 홍콩의 자치와 민주주의를 중시하는 범민주파 등은 중국 당국이 입법, 사법 제도가 렁 장관의 권력을 견제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리촉얀(李卓人) 공당(工黨) 주석은 "장기적으로 홍콩인들이 의미가 항상 바뀌는 기본법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특히 홍콩의 '자치와 자유의 수호자'로 인식되는 사법부 수장이 이례적으로 삼권분립에 대해 언급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제프리 마(馬道立) 홍콩 종심법원 수석법관(대법원장격)은 16일 기자들과 만나 "기본법과 관련된 2가지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첫 번째는 사법 독립으로 기본법 2조, 19조, 85조에 명기돼 있다"고 밝혔다. 

마 수석법관은 "두 번째는 법 앞의 평등"이라며 "기본법 25조에 모든 이가 예외 없이 법 앞에 평등하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누군가를 반박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지만, 그가 인용한 기본법 조항들이 장 주임의 주장과 관련돼 있어 홍콩에 삼권분립 적용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반박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기본법 2조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홍콩 특별행정구가 고도의 자치를 행사하고 기본법 규정에 따라 행정과 입법, 최종 판결을 포함해 독립적인 사법권을 누릴 권한을 부여한다"라고 돼 있다. 19조와 85조에도 홍콩에 독립적인 사법권을 부여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홍콩 주권이 중국에 반환된 1997년부터 2002년까지 정치제도·본토사무국 국장을 역임한 마이클 쉔(孫明揚) 전 교육국장(교육부장관격)도 "홍콩에서 있어 권력 분립은 사법부 독립이 이뤄졌다는 한 가지뿐"이라며 "사법부는 행정부나 입법부의 간섭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쉔 전 국장은 "행정장관은 홍콩 법 적용을 받으며 홍콩 법 위에 있지 않다"라며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장 주임의 발언이 중국 중앙정부가 홍콩을 포괄적으로 관할한다는 점을 홍콩인들에게 강조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관측했다.

중국의 반관영 연구기관인 전국홍콩마카오연구회의 라우시우카이(劉兆佳) 부회장은 "중국 당국은 최근 일부 홍콩인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을 잘 못 이해하고 있으며 홍콩에 대한 중앙정부의 권한이 국가방위와 외교에 국한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라우 부회장은 "홍콩 내 토착주의 여파로 일부 홍콩인이 홍콩을 정치적 독립체로 바꾸려 한다는 중앙 정부의 우려가 커졌다"며 "중국 정부가 이를 더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공론의 장에서 '잃어버린 땅'을 되찾으려고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레이킵만(葉健民) 홍콩시티(城市)대 교수는 장 주임의 발언 이면의 메시지는 중국 당국이 행정장관에 대한 도전이 단지 홍콩 행정 당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중국 당국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라며 "매우 위험한 신호"라고 경고했다.

글쓴날 : [15-09-18 15:35]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신문관리자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