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세계문화의집 관장 "문화의 뿌리 찾기 중요"
"유럽인이 한국의 산조를 들으면 미학적이고 명상적인 면을 느낄 수 있어요. 이런 과정을 통해 한국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판소리는 매우 아름답고 한국적 특징을 읽을 수 있지요."

아와드 에스베르 프랑스 세계문화의집 관장은 파리 국립장식미술관에서 17일(현지시간) 한국 기자들과 만나 우리 전통 분야를 막힘 없이 말하면서 "우리가 아는 현대적 부분은 갑자기 탄생한 것이 아니다"라며 "뿌리를 알고 그것을 찾아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에스베르 관장은 "아시아에선 음악, 무용, 노래가 함께 있다"며 "판소리에도 문학, 노래, 연극적 요소가 함께 있다"고도 말했다.

매년 추진하는 세계적 축제 '상상축제'로도 잘 알려진 세계문화의집은 판소리, 굿 등 한국의 전통예술을 꾸준히 소개하고 있다.

에스베르 관장은 "세계문화의집은 1982년 초기에는 협회로 설립돼 다양한 문화를 소개해왔다"며 "전통적인 것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그 폭이 넓다"고 소개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해외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단체나 시설이 많지 않았다고 한다.  

에스베르 관장은 "이전부터 한국과는 우호관계를 유지했다"며 "세계문화의집은 프랑스에서 한국 문화에 가장 처음으로 관심을 뒀다"고 강조했다.

전통 또는 현대적으로 재현된 판소리 공연뿐 아니라 굿, 전통악기 등 풍부한 한국문화를 소개했다는 것이다.  

한국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를 소개하는 세계문화의집 연간 예산이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는 연간 120만 유로(약 15억8천600만원)라고 답했다.

70~80회 공연을 꾸려가는데 이익을 내서도 안되고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하고 좋은 공연을 보여주려 한다고 설명했다.  

세계문화의집 스태프는 7명이다. 자원봉사자를 활용하기보다는 좀더 배우기를 희망하는 연수자에게 그만큼 시간을 쏟아 교육한다고 들려줬다.

세계문화유산의집을 통해 진행돼온 한국 전통음악 음반 프로젝트의 연장선상으로 전통 음악명인들의 산조와 시나위 공연이 올해 10월 기메박물관 오디토리엄에서 열린다.  

11월에는 한국 신무용의 개척자로 불리는 최승희와 프랑스 무대의 인연을 되새기는 '최승희 트리뷰트'(tribute)도 준비한다. 

상상축제는 매년 가을 열리지만, 이번에 2015~2016 한불 상호교류의 해를 맞아 이례적으로 내년 행사를 봄으로 앞당기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16년 상상축제가 열리는 3~4월에는 2시간에 걸쳐 진도다시래기, 진도씻김굿, 진도만가 등 세가지 부분으로 구성된 진도 상 장례를 선보인다.

예능보유자, 준보유자, 이수자들이 참여하고 진도들노래, 진도북놀이, 강강수월래 등 명인들이 공연에 자연스럽게 스미는 구성을 통해 진도에 전해지는 민속예술을 보여줄 예정이다. 

에스베르 관장은 "문화 다양성과 무형문화 유산을 집중적으로 알리려 한다"며 "다른 곳에서는 만날 수 없었던 무대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문화에 대해선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자국 내 관심이 덜한 측면이 있다.  

에스베르 관장은 "전통에 대한 젊은이들의 무관심을 이해한다"면서도 "한국 문화는 미학적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다양한 문화를 알리는 건 다인종 사회에서 사회통합을 목표로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젊은이들에게서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는 부분이어서 상상축제에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며 "한국문화를 다문화가족에게 소개하고, 이 세상에는 다른 문화도 많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쓴날 : [15-09-18 15:23]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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