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선지에 스민 계절의 서정…오용길 개인전

계절을 알리는 꽃과 나무가 화선지 위에서 생동한다.

자신의 고유한 수묵담채를 꾸준히 보여주고 있는 한국화가 오용길(69)이 서울 강남 압구정로에 있는 청작화랑에서 내달 8일부터 개인전을 연다.

그가 담은 자연의 모습은 과하지 않게 화사한 느낌을 주고 계절을 생각하게 한다.  

'봄의 기운' 연작에선 노랗거나 연분홍이고 또는 연초록의 나무와 풀 등이 산촌이나 돌담, 계곡 주변 등에 자리하고 있다.  

아이를 등에 업은 여성이 거목을 쳐다보는 듯한 뒷모습을 보이고 한쪽에 있는 주택 마당에는 빨래가 널려 있다.  

그의 그림에서 시간이 지나 여름으로 들어서면 짙게 푸르러지는 나무가 눈에 띈다.  

'유월'이라는 작품에선 빨간 장미를 연상케 하는 선명한 빛깔이 보인다.

가을이 되면 아직은 생동감 있는 갈색과 노란빛이 함께 화선지에 비친다.

'봄의 기운 - 소쇄원', '산운(山韻) - 설악', '가을 서정 - 경복궁'처럼 계절과 장소를 알 수 있는 작품 제목도 있다. 

작가는 "도심의 자연도 있지만, 나의 심상에서 우러나온 자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그림을 '수묵풍경'이라 부르는데, 이는 "수묵의 특성을 살리면서 서양의 풍경화적인 요소를 과감히 수용해 그린 풍경화"를 말한다고 한다.

이화여대 명예교수인 그는 1980년대처럼 한국화가 침체한 적도 있었지만, 자신은 한결같이 제 길을 간다며 "장식적인 것이나 시류에 빠지지 않고 변하지 않는 이유는 중심에 저 자신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선 작품 3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9월22일까지다. 문의 ☎ 02-549-3112.  

글쓴날 : [15-08-28 10:32]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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