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0년간 우리사회 핵심어 '치안국'→'혁신'으로"
국립국어원 '우리의 삶 우리말에 담다' 학술행사

 최근 10년간 신문기사에 많이 등장한 핵심어는 '혁신·출시·모바일'처럼 창의와 새로운 기술을 뜻하는 단어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26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립국어원 주최 광복 70주년 기념 학술행사 '우리의 삶 우리말에 담다'에서 고려대 언어학과·민족문화연구원 전자인문학센터 연구팀(최재웅·김일환·홍정하·이도길)은 1946∼2014년 동아일보 기사에서 1천번 이상 등장한 1만7천878개의 일반명사를 분석해 핵심어를 추출했다.

그 결과 광복 직후인 1946∼1955년에는 '소식통'·'당국자'·'재무부'·'착복'·'치안국' 등의 단어가 많이 등장했다.

1956∼1964년에는 '미터', '시합'·'합승', 1965∼1974년에는 '공산품'·'개발도상국'·'자급', 1975∼1984년에는 '간염'·'대북한'·'디스코' 등이 많이 쓰였다.

신기술이 등장한 1985∼1994년에는 '폐기물'·'전산망'·'사찰', 정보통신(IT) 기술이 주목받은 1995∼2002년에는 '휴대'·'마케팅'·'경영자' 등이 핵심어로 떠올랐다.

2003∼2014년은 '출시'·'모바일'처럼 새로운 소식이나 기술, '특성화'·'혁신적'처럼 변화와 창의를 보여주는 단어가 주로 쓰였다. '인재'·'존재감' 등 사람에 관한 핵심어도 눈에 많이 띄었다. 

연구팀은 "핵심어는 한국 사회가 변화한 모습을 보여준다"며 "신문이 사회를 반영하기도 하지만 여론을 선도하는 측면도 있는 만큼 시대의 흐름이란 주어진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도 규정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대중매체에서도 우리말은 다양한 변천사를 보였다.

구현정 상명대 교수의 '대중매체로 본 우리말의 화법 변화' 발표에 따르면 1950년대 말까지만 해도 남편을 이르는 말로 '여보'가 일상적 호칭이 아니었다.

그러나 1960년대는 '여보'가 많이 쓰이게 됐고, 1970년대는 '자기'가 유행했다. 최근 젊은 세대에서는 '오빠'라는 호칭이 두드러진다.

구 교수는 "남편을 부르는 말로 '영감'이나 '양반'은 사라지고 '자기'나 '오빠', 아내를 부르는 말로 '임자'나 '마누라'는 사라지고 '여보'나 '자기'가 자리 잡고 있다"며 "우리말은 정보화 시대와 다문화 시대를 맞아 변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조희정 조선대 교수는 '교과서 안의 '바둑이와 철수'는 어디로' 발표에서 지난 70년간 국어 교과서의 변화를 살폈다.

기조강연을 맡은 남기심 고려사이버대 교수는 "신어나 새로운 표현이 대량으로 생산되는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이런 변화의 와중에 전혀 변화를 보이지 않는 국어능력 부족 현상의 문제를 파악하고 대책을 세우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글쓴날 : [15-08-26 12:40]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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