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박물관 2천년 런던 역사를 한 눈에 보여준다
곳곳 눈길 끄는 전시물…빅토리아 시대 상점들 압권

흔히 런던으로 불리는 '그레이터 런던'(Greater London) 안에는 '시티 오브 런던'(City of London)이라는 작은 행정구역이 있다.


넓이가 2.90㎢ 정도에 불과한 이곳은 런던의 원도심이다. 2천년 전 지금의 런던이 시작된 곳이다. 로마인들이 점령했을 때 지어진 성곽이 아직도 남아있다. 당시에는 '론디니움'(Londinium)으로 불리던 곳이다. 이곳에 커다란 글자로 새겨진 표지가 없었다면 그냥 지나쳤을 법한 '런던박물관'(Museum of London)이 자리 잡고 있다. 세인트 폴 대성당에서 걸으면 5분 안에 닿을 수 있는 위치다.


로마 점령시대 성곽을 부지 안에 품은 런던박물관은 런던 역사의 출발점에 자리 잡고서 런던의 2천년 역사와 문화생활 등을 보여준다. 선사시대 전시관을 지나면 로마시대 런던을 만난다. 기원전 45년 줄리어스 시저가 처음으로 '브리타니아'를 점령하고 곧 돌아간 뒤 로마군이 서기 43년에 다시 돌아와 점령하면서 런던의 역사는 출발했다. 런던이라는 이름은 당시의 '론디니움'에서 나왔다.


당시 오늘날 '런던 브리지'가 있던 자리에 처음으로 템스강을 가로지르는 나무로 된 다리가 만들어지고 로마식 도로들이 놓였다. 전시관은 조형물과 그래픽 등을 통해 당시 생활상과 함께 재연한다. 보석이나 그릇 등 유물들도 눈길을 끈다. 미트라스 신전의 대리석 조각들도 볼 수 있다. 


이어 중세 런던(410~1558년) 전시관은 도시 런던의 부침을 묘사한다. 앵글로색슨족 정착을 시작으로 하는 이 시기에 런던은 바이킹족의 침입과 흑사병, 기근, 그리고 헨리 8세 재임 기간의 정치적·종교적 논쟁 등을 겪는다. 전시관은 앵글로색슨족의 마을과 중세 튜더 왕조 및 스튜어드 왕조 시대의 모습을 재연한다.  


1300년 9만명이던 런던 인구는 1350년 유럽을 휩쓴 흑사병으로 4만명으로 줄어들었다고 설명한다. 이어 만나는 전시관은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이 즉위한 1558년부터 1660년대까지 내전과 대기근, 그리고 1666년 당시 런던의 4분의 3을 집어삼킨 대화재 등을 보여준다.


런던박물관의 압권은 '빅토리아 워크'라고 할 만하다. 빅토리아 여왕이 통치하던 19세기 중후반의 은행, 양복점, 담배가게, 술집, 이발소, 그릇가게 등이 모여있는 거리를 조성했다. 당시를 그대로 옮겨 놓아 실제를 보는 착각에 빠질 정도다. 빅토리아 여왕의 인형들도 전시돼있다. 


상점에 있는 기구들과 외관이 모두 당시의 것들이다. 1960~1970년대 철거된 빅토리아 시대 건물들에서 가져왔다. 전시관 가장자리에 있는 런던시장이 탔던 마차는 기념사진 촬영에 좋은 장소. 최초의 런던시장은 1189년에 등장했다고 한다. 마차의 화려함은 유럽 최대 도시 런던의 위상을 뽐내는 것 같다.  


대영박물관을 비롯해 유명한 박물관들이 많아서인지 런던을 찾는 관광객들이 그리 많이 찾는 박물관은 아니다. 지난해 약 83만명 정도가 다녀갔다. 대신 호젓하게 전시관들을 돌아다니면 서너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2천년 런던 역사의 큰 줄기를 꿰차는 보람도 있다. 그림으로 보는 런던 역사교과서 같다고나 할까.  


샤론 아멘트 관장은 "런던이 끊임없이 변해온 얘기들과 세계 유명한 아이콘이 된 런던 시민들에 대한 얘기들을 들려주려 한다"면서 "관람객들이 우리가 지닌 런던에 대한 열정을 공유하기를 바란다"고 소개했다. 


글쓴날 : [15-06-24 14:35]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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