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 원희룡 도지사
스마트, 그린, 그리고 휴식과 재충전이 있는 제주특별자치도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의 미래에 대한 지사님의 생각이 궁금하다.

한반도 지도를 거꾸로 돌려놓고 보면 제주가 제일 앞에 나와 있다. 중국과 일본이 바로 지척에 있고, 조금만 더 나아가면 동남아시아가 앞에 자리 잡고 있다. 이 문명권을 동아시아 문명권이라고 본다면 제주는 목젖에 해당한다. 음식이 목구멍에 넘어가려면 거쳐야 하는 부위가 목젖이다. 문화적, 전략적, 상업적 요충지라는 의미다. 제주는 정말 좋은 위치에 있다. 지정학적 가치 뿐 아니라 자연환경, 관광과 웰빙을 매개로 하는 경제질서에서 제주의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세계적 가치를 지닌 제주를 키우고 제주를 변화시키는 힘은 곧 대한민국의 변화를 이끄는 힘이 될 수 있다. 그만큼 앞으로의 제주를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를 이끌어가는 경영철학은.

21세기 한국의 경제, 문화는 글로벌 시대의 중심으로 다가가고 있는데, 정치는 아직도 지난 세기의 옷을 입고 있는 형국이다. 건강한 해법으로 가지 않고 갈등과 대립을 확대재생산하는 일들이 빈번하다. 새로운 시대 트렌드에 맞는 소통과 화합의 힘으로 공존이 가능하고 민의를 제대로 존중하는 정치가 필요하다. 나는 지금까지 바라보고 달려온 곳은 왼쪽이나 오른쪽이 아니라 늘 아래쪽이다. 거기에 민심이 있고 그 현장에서 나오는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협치와 대통합이 내 철학이다. 협치를 통해 권력 구조 안에 있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권력의 울타리 밖에 있는 진짜 권력인 국민, 도민과 좀 더 책임과 권한을 나누고 대통합을 통해 생각이 달라도 연대하고 협력하는 것이다.

 

 

취임 1주년을 맞아 성과와 앞으로 비전은.

그동안 투자원칙과 환경보전기준 정비, 제주경제 활성화 정책방향 설정, 탄소없는 섬 프로젝트 추진, 제주 농지기능관리방안 발표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제주의 발전방향을 구체화하는데 주력했다. 공항, ·FTA, 난개발 등 해묵은 과제들도 하나하나 정리되고 있다. 앞으로 비전은 친환경 개발이다. 2002년 처음 수립된 제주국제자유도시 비전에 대한 개정판도 만들고 있다. 과거 비전은 사람, 상품, 자본의 이동이 자유로운 개념이었다면 앞으로 중심은 청정 자연의 장점을 살려, 제주에 오고 제주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 자연, 문화가 한데 어우러져 사람향기와 에너지를 한껏 발휘하고 힐링의 추억, 건강한 성장 속에 열매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중장기적인 발전전략과 시책은 무엇인가.

민선 6기 도정 목표는 자연, 문화, 사람의 가치를 키우는 제주다. 아름다운 자연, 제주사람들이 계승해온 정체성과 개척정신, 문화에 기초해서 창의성을 더한다면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본다. 전통과 문화가 있고, 쾌적하고 여유로운 생활도시의 품격을 갖춘 체류형 휴양관광지, 나아가 바람으로 전기를 만들고 바람으로 만든 전기로 전기자동차가 달리고 생활 속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스마트비즈니스도시를 전략적인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경제, 문화, 환경, 복지를 중심으로 제주의 미래 가치를 키우는 일, 아픔과 과거를 넘어서는 일, 안전하고 활기찬 민생을 위한 일들을 구체화해나가고 있다. 100년 미래를 위해 제주미래비전 계획의 수립, 민관협치의 정착, 제주를 통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구체화, FTA 후속대응에도 힘을 쏟고 있다.

 

글로벌 시대에 찾아오는 명품관광 제주도로 더 발전하기 위한 정책은.

제주는 자연친화적 관광자원 개발, 경관가이드라인, 통합보전기준 등을 담은 친환경 개발 가이드라인을 구체화해 나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제주를 아시아 최고의 장기체류형 휴양관광지로 만들 계획을 추진 중이다. 최고의 고부가가치 관광이라 할 수 있는 크루즈관광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기존의 제주항국제크루즈터미널 외에도 15만 톤급 크루즈 2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새로운 크루즈터미널이 조만간 완공될 예정이다. 또 다른 고부가가치 관광이라 할 수 있는 셀레브리티관광을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스페인의 마요르카, 미국의 마이애미를 비롯해 모나코 등은 유명인사가 찾는 셀레브리티(celebrity) 관광지로 고부가가치 관광을 창출하고 있다. 제주의 장점을 활용한 셀레브리티의 방문과 체류는 관광지로서의 브랜드 가치와 인지도를 크게 높이는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한다. 공정관광은 제주와 관광객 상호간 신뢰의 출발선이다. 공정관광은 관광객과 관광지 지역주민 모두가 만족하고 행복한 관광이다. 이런 점에서 제주를 찾는 우리 국민, 그리고 중국 등 외국 관광객들이 안심하고 편안하게 제주관광을 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 개별관광객의 확대를 위해 직항노선과 정보접근성의 획기적 개선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제주는 지속적인 직항노선의 확대는 물론 급증하는 항공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공항의 확장을 포함해 신공항 건설을 추진 중에 있다.

 

 

제주도 지역경제를 살리는데 대안은 무엇인가.

1, 2년 안의 성과도 만들어내야 하지만, 근본적인 체질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전기차, 풍력발전, 용암해수와 관련한 첨단제조업도 제대로 시동을 걸어야 한다. 글로벌기업, 두뇌기업, 첨단기업들을 더 많이 유치해서 일자리도 많이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로 212일 착공된 리조트월드제주의 경우 채용규모만 거의 7천명이다. 또 가령 십 몇 조가 투자될 공항 인프라 확충이 구체화되면 지속적인 호황을 기대할 수 있어요. 근본적으로 유통물류체계 선진화를 통한 도민부담 완화, 제주의 가치를 키우는 투자확대를 통해 지속가능한 경제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주력할 것이다.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제주 역시 여파가 미칠텐데, 지역경제를 살리기위한 대안은.

유가하락, 엔저 장기화, 러시아발 위기 등 세계경제가 예측불허다.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중국경제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제주의 경제성장은 2010년 이후 5%. 전국 2.8%와 비교하면 높은 편이다. 하지만 긴장을 늦출 수는 없다. 관광과 1차산업 등을 접목한 6차산업을 키우려고 한다. 창조적인 마을기업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또 제주는 제조업 기반이 약하다. 제주의 청정 1차산업, 1차 생산물을 활용해 고급 농수축산물과 식품, 청정화장품 등 바이오·건강산업을 육성해서 지역생산물, 가공제품, 일자리 모두 잡을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무역장벽을 넘을 수 있는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민관 협치 실현을 통해 지향하는 목적은.

협치는 관이 독점하는 행정에 민간이 참여하고, 특히 도지사의 권한 일부에 대한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제한적이지만 직접민주주의의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제도권에 있는 의회와 이견도 있다. 협치라는 것은 서로 일하는 방식과 일하는 관계설정을 다시 하자는 거다. 어떤 예산이나 사업계획을 짤 때 민간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이게 형식적인 자문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책임과 권한을 함께하는 그런 내용을 뜻하는 것이다. 협치의 성과가 뭐냐라는 지적도 있는데, 협치는 그 자체로 하나의 정신이고 협치가 서로 간에 10발짝 갔으면 10발짝만큼 협치가 된 거고, 1발짝만 갔으면 1발짝만 협치가 된 거다. 결국 협치의 목적은 도민 주도, 도민 중심으로 민과 관의 협력적 행정과 그 과정을 통해 소통하는 것이다.

 

 

제주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은.

제주는 스마트, 그린, 그리고 휴식과 재충전의 개념으로 갈 것이다. 제주는 부동산 투기의 대상으로 전락하면 안 된다. 흔히 제주의 모델로 홍콩과 싱가폴을 예로 든다. 그러나 제주의 모델은 홍콩과 싱가폴이 아니다. 홍콩은 영국의 식민지로 설계된 도시다. 영국 식민지 정책의 필요에 의하여 개발되고 디자인된 도시다. 제주는 이와 다르다. 홍콩처럼 물류, 금융, 군사적 의미보다는 천혜의 자연을 이용한 생태산업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다. 관광은 관광대로 키워야 하고, 제주의 가치를 새롭게 활용할 수 있는 전기차, IT, 풍력, 헬스케어 등 친환경적이면서 첨단 분야를 키워야 한다.

 

 

특히, 제주는 2016년 전기차 특구를 목표하고 있다.

56일 세계전기자동차협회에서 제주를 글로벌 전기차 선도도시로 선정했다. 2030년까지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로 100% 대체해나가고 있는 제주의 탄소없는 섬 프로젝트에 대해 높이 평가한 결과다. 제주는 태생적으로 전기차에 가장 적합한 조건을 갖춘 지역이다. 100안팎의 운행거리, 저속도로환경, 배터리 소모가 적은 따뜻한 기후, 청정 관광도시 이미지 등은 전기차의 글로벌 메카로 도약하려는 제주의 강점이다. 이를 기반으로 제주는 녹색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즉 그린 빅뱅 전략을 펴고 있다. 그린 빅뱅은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 신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 등 상호연관성이 깊은 산업 간의 시너지를 토해 녹색산업의 획기적인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전략이다. 올해까지 우리나라에 보급되는 전기차의 46%가 제주에서 운행되고 있다. 내가 타는 관용차도 전기차다. 우리 제주는 탄소로부터 자유로운 섬, 신재생에너지가 충만한 섬, 전기차와 함께 새로운 성장을 하는 섬을 꿈꾸고 있다. 또 단순히 수익창출 수단이 아니라, 지역을 넘어 국가와 국가, 지금 세대와 미래 세대가 함께 공존의 가치를 실현하는 혁신적인 수단으로서의 전기차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전기차 보급 뿐 아니라 충전 인프라 확충, 전력의 생산과 저장, 소비와 관련한 에너지 인프라, 전기차 테스트와 인증, 빅데이터 관리 등을 통해 전기차 특구, 나아가 전기차 글로벌 플랫폼의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해나갈 것이다.

 

 

환경보전이 국제자유도시 투자를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에 대해.

제주의 1차적 가치는 자연이다. 청정 자연이 난개발로 무너지면 제주 가치도 끝날 수 있다. 한라산, 중산간을 무분별하게 훼손하는 것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 배를 가르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본다. 그래서 난개발 해소를 위한 투자원칙 3가지 제시했다. 환경보호, 투자부문간 균형, 제주의 미래가치를 높이는 투자를 중심으로 가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1가지 조건을 추가한다면 투자효과가 지역경제에 골고루 스며들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212일 착공된 리조트월드제주가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조건부로 허가를 내주면서 채용예정인원의 80%에 대해 제주도민을 우선 고용하고, 공사의 50% 지역업체 참여, 지역제품 우선 납품 등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 환경을 보전하자는 것은 투자를 막자가 아니라, 개발이 가능한 곳과 보호할 곳을 명확히 구분해서 가자는 것이다. 청정 자연이라는 기초 위에 2차적인 가치를 더했을 때 제주는 새로운 가치와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질 수 있다. 그리고 현재 제주지역 외국인투자는 21개 사업 93,433억원 정도 되고 있다. 그동안은 관광개발 중심으로 되어 있었는데, 제주의 수용가능총량과 병행해서 투자규모를 조절해 가야 한다.

 

 

 

 

중국 관련

제주가 중국의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중국인 관광객이 201041만 명에서 불과 4년 만에 286만 명으로 늘었다. 항공편 등 여건만 갖춰지면 500, 1,000만까지도 올 수 있는 상황이다. 중국인들이 제주도를 사랑하고 많이 방문하는 건 물론 대환영이다. 그런데 중국 관광객의 숫자는 많고 초기 단계다 보니 여러 가지 바로잡아야 할 사항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는 환경 보호를 비롯해 제주도의 품격 있는 문화, 제주도만의 힐링 라이프스타일, 이런 요소들이 조화되는 관광 트렌드로 중국인 관광객뿐 아니라 국내 관광객들도 유도해 나갈 생각이다.

 

중국인 관광객 방문에 따른 경제효과를 지역에 스며들게 해야 한다고 많이 강조하고 있는데.

그렇다. 중국 은련카드 매출액은 20111,129억 원에서 20149,324억원으로 8.26, 은련카드 유효실적 가맹점은 907곳에서 6,821곳으로 7.52배 늘어나는 등 중국인 관광객들의 소비도 크게 늘고 분명 효과도 있는 것은 맞다. 다만, 상대적으로 제주경제 기여도가 미미한 면세점 쇼핑이 많아서 쇼핑을 통한 지역경제 효과는 반감되는 면이 있는 것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그리고 중국인들끼리의 경제 사이클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를테면 제주에 여행오는 중국 관광객 대부분을 중국여행사가 독식하고 있는 구조이다. 제주의 비즈니스 마인드를 더 높이고 제주를 찾아오는 고객들이 제주 지역업체가 운영하는 곳에 기분좋게 주머니를 열게 하고 다시 오게 하는 것이 우리 제주도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제주도민들이 반감을 갖게 하지 않고 제주에 투자한 중국자본도 상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행정이 감독해 나가려고 한다.

 

관광 뿐 아니라 중국인들의 제주 투자도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5년 전만 해도 사실은 투자가 아주 적었습니다. 투자 영주권을 도입한 이후에 투자가 많이 늘어났다. 현재까지 21개 사업 93,433억원에 달하는 외국인 투자 가운데 18건이 중국과 화교 자본이다. 중국 자본의 제주도 토지 소유 면적도 급증하고 있다. 20092에서 20111415, 20148338으로 늘어나고 있다. 제주면적의 0.45%를 중국 사람들이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외국인 투자 그 자체는 분명 효과가 있고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부동산 거품이나 환경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더 건전하고 좋은 제도로 보완하도록 연구하고 있다.

 

중국의 투자에 부정적인 국민 여론도 있습니다.

저도 듣고 있다. 하지만 감정적으로중국 사람들의 투자를 제한하는 것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중국의 영향력은 세계 구석구석 미치고 있다. 한국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경제, 문화 등 많은 면에서 미래를 공유할 수밖에 없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 국가다. 중국과의 협력과 교류 확대는 이제 큰 흐름으로 가고 있다. ‘합법적으로’ ‘보편 상식적으로중국 자본을 관리하고 제주의 가치를 공유하고 키우는 방향으로 활용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용중술이다. 실용적으로 보자는 거다. 그래서 제주의 미래 가치를 키우는 투자를 핵심 원칙으로 중국 자본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중국과의 실질적인 교류협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도청 내에 중국협력팀을 만들어 체계적인 교류와 협력을 치중하려고 한다.

글쓴날 : [15-05-28 16:57]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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