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지도부가 공무원 연금 등 '3대 공공부문 개혁'의 연내 마무리를 위해 발벗고 나섰지만 곳곳에서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목표한 연내 처리까지 험로가 슬슬 모습을 드러내는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미 연내 처리 방침을 밝히며 강도높은 압박이 가해지는 데다 안팎에서 크고 작은 걸림돌에 맞닥뜨린 것이어서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입장에선 어느 때보다 속타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7일 국회에서 공무원 연금 투쟁 공동체인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공투본)와 면담을 했다.
공투본의 요청으로 성사된 자리였다. 김 대표는 이날 간담회를 시작으로 퇴직 공무원 단체 등과 잇달아 만나 연금 개혁의 절박성을 호소할 방침이었다.
첫 단추 격인 이날 간담회에 성의를 다하기 위해 김 대표는 "시간을 무제한 할애해 진지한 대화를 하겠다"며 끝장토론 의지를 밝혀왔다.
그러나 정작 간담회는 김 대표가 "여러분들의 격하고 분에 찬 마음은 잘 알고 있다"며 인사말을 시작하려는 도중 공투본측이 "대표님 죄송한데요"라며 말을 끊고 사회적 합의기구 구성과 개정안 철회 등을 요구하고 나서며 삐거덕거리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국회 선진화법이 있기 때문에 야당에서 반대하면 연내처리는 안 되는 것이다. 연내 처리를 내 입으로 못박은 바가 없다"며 설득에 나섰지만 공투본이 합의체 구성에 대한 확답을 요구하자 "답할 수 없다"며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다.
결국 '무제한 간담회'는 이름이 무색하게 30분만에 공투본 관계자들이 "지금 새누리당 홍보하러 왔느냐"며 격분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성과없이 종료됐다. 김 대표는 "나중에 또 만납시다"라고 했지만 이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일단 공투본 대표자들과 별도 대화 채널을 유지하며 퇴직자 단체 등과 만나 공론화 작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하지만 첫 만남부터 최대 이해당사자인 공투본과 명확한 입장차만 확인한 셈이어서 앞으로 본격적인 논의 과정에서 평행선을 긋는 지지부진한 공방을 벌써부터 예고하고 있다.
이날 오전 열린 의원총회에선 당정청이 공무원 연금개혁화 함께 연내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공기업·규제개혁안을 놓고 일부 의원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새누리당은 사흘전인 지난 4일에도 의총을 열어 당 경제혁신특위에서 마련한 공기업·규제개혁안에 대한 당론 발의를 추진했지만 일부 반발로 무산됐다.
이날 의총에서도 공기업 퇴출 규정 등을 비롯해 일부 조항이 삼권분립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 등이 제기되며, 몇몇 의원을 중심으로 당론 발의는 시기상조라는 반대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은 일단 당내 반발을 최대한 정리, 공기업 및 규제개혁 역시 당론에 준해 연말까지 관련법 개정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최우선 순위는 공무원 연금 개혁에 맞추고 나머지 개혁안도 최대한 이른 시일안에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공무원 연금 개혁을 연내 처리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나머지 2개 개혁에 대해 당내 반발이 계속되면 아무래도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며 "우려했던 상황이 현실화하는 것이지만 최대한 내부를 추스르고 연금 개혁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