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선정 600대 명소 '무악산 연근바위' 종로구청 '파괴' 앞장 | |||
|
서울 무악동 토박이들의 추억이 산산조각날 위기에 처했다. 2일 서울 종로구 무악동 무악현대 주민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H사는 지난해부터 무악동 72번지 일대에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터닦기 공사의 일환으로 서울시 명소 600곳 중 하나인 '연근바위'에 대한 해체작업을 진행 중이다.
대선을 전후로 인근 아파트 주민 등의 반대에 따라 지연되던 해체작업은 지난달 22일 재개됐다. H사는 대형 가림막을 설치, 외부인의 출입을 차단하고 포클레인과 천공기 등을 동원해 해체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연근바위의 3분의 1 가량이 훼손된 상태다. '연근바위'는 무악동 72번지 산비탈에 자리 잡은 높이 8m, 둘레 25m의 바위를 말한다. 먹을거리가 부족했던 옛날 인근 주민들이 대신중고등학교 부근 골짜기를 막아 연못을 만들고 이곳에서 나는 연근(연꽃뿌리)을 연못 북쪽에 있던 이 바위에 말려 먹었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
지역주민들에게는 가난한 시절의 추억이 서린 장소로 기억되고 있다. 주민들은 해당 사업의 시작부터 문제 삼고 있다. 특히 공사를 허락한 관할 종로구청의 지역 문화재에 대한 몰이해를 비판하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당초 연근바위 일대는 공원으로 조성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종로구는 계획과 달리 2004년 제2조합 60가구에 부지를 넘겼다. 이후 제2종 일반주거에서 제3종 일반주거로 용도가 변경돼 고층 건축이 가능해져 현재의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아파트 3동이 들어설 이곳은 다음 달부터 분양이 진행될 예정이다.
문제는 연근바위가 서울시가 1994년 지정한 시내 명소 600곳으로 선정된 곳이라는 점이다. 주민 B씨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종로구도 최근까지 구홈페이지를 통해 지역 명소로 소개했다. 주민들은 나아가 연근바위가 인왕산이 시작되는 암반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없앨 경우, 인왕산의 주능선이 훼손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당국이 지역명소라고 소개해놓고서도 관리에 손을 놓고 있더니 아예 없애려는 행태를 보인다고 비판했다.
시공사측의 태도도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주민들은 H사가 반대하는 주민들에 대해 수시로 협박과 회유를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A씨는 "무기만 안 들었지 가히 테러수준"이라고 말했다. H사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현장 상황을 설명하는 주민에게 "들쑤시고 다니지 말라"며 강압적으로 말했다. 기자에 대해서도 "함부로 쓰면 조직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하는 등 위압적인 모습을 보였다. H사는 공사를 반대하는 무악 현대 주민대책위원회 일부 인사들을 대상으로 수억원대에 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주민간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공사강행을 원하는 제2조합측 주민들은 반대주민들에게 "더이상 공사를 지연시키면 가만두지 않겠다"며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민들은 관할 종로구청이 이같은 사태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입장이다.
무악동에서 태어나 수년 전 길 건너편 극동아파트로 이사를 갔다는 임모(59)씨는 "도대체 종로구청장이 오고 나서 왜 이렇게 무조건 옛것을 부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연근바위는 어렸을 때부터 인왕산을 오르내리며 봐왔던 곳이다. 종로구청이 추억을 깎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부 주민들은 외국관광객의 편의를 명분으로 최근 인근 화동 고갯길을 평탄화하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종로구청이 이같은 행태를 되풀이 하는 배경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건설업을 통해 부를 축적한 김영종 구청장의 이력이 사태와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주민 B씨는 "이대로 두면 종로구 곳곳을 공사장으로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며 "도대체 문화재에 대한 이해가 있는 것인지…. 건설업자 출신 구청장을 뽑은 우리 잘못이 크다"고 비꼬았다. 나아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김 구청장의 재공천을 막자는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주민서명 등을 통해 민주당에 김 구청장의 재공천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종로구의 무리한 공사로 인해 지역명소가 훼손당할 위기에 처한 주민들간 연대도 구체화되고 있다.
종로구는 주민들의 반대의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종로구 관계자는 "시 인가가 2005년에 난 사업이다. 연근바위 관련해서는 당시 사업 인가 협의 과정에서는 문화재 보존에 관한 언급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10월께 연근바위 문제가 제기됐다. 서울 명소 600선, 1994년도에 시에서 명소를 지정을 했는데 종로구에만 92곳이 있다. 명소라고 하지만 그 장소와 구역 또는 부근 등 가볼만한 곳을 선정을 한 것에 불과하다. 600선이 보존시설로 지정된 건 아니다"고 연근바위의 보존가치를 일축했다. 그는 "현재 굴터작업을 하고 있다. 4월22일, 경찰에 화약류 발파허가를 받아서 공사를 하고 있다. 지금은 공사를 착공한 시점이다. 이 시점에서는 변경을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
|||
|
|
|||
| 글쓴날 : [13-05-02 12:45] |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