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최대 실적 올렸지만 기업 이미지는 최악

◇ 삼성전자, 매출 사상 최대

이 회장은 지난 2010년 경영 복귀 당시 ‘위기론’을 거론하며 조직의 체질개선과 공격 경영을 선언했다. 이 회장이 복귀하면서 삼성전자는 급변하는 스마트폰 시장에 빠르게 대응, 현재는 애플과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 2위를 다투고 있다.

이 회장의 공격 경영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165조 원, 영업이익 16조2497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4분기 역시 매출 47조3000억 원, 영업이익 5조2960억 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4분기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3.88%, 4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22.35% 증가했다.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경기 침체로 인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하락하는 가운데 삼성전자만 상승해 더욱 돋보이는 부분이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이처럼 호실적을 거둔 이유는 일반 휴대전화에서 스마트폰으로 중심이동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2010년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챙긴 스마트폰 사업이 새로운 효자로 떠올랐다.

지난 4분기 삼성전자는 총 35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간 기준으로는 총 9600만대에 달해 스마트폰 연간 판매량 1억대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 비리로 얼룩진 삼성...기업이미지 추락

이 처럼 이 회장의 복귀 이후 다소 주춤했던 삼성전자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상승곡선을 그리며 치솟았지만, 기업이미지는 오히려 하향 곡선을 그리며 추락하고 있다.

지난 1월 국내 소비자들은 우리나라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의 '배신'을 경험하며 분통을 터트렸다. 국내 시장에서 경쟁사인 LG전자와 TV, 세탁기, 노트북PC 등 분야에서 대규모 가격 담합을 한 사실이 적발된 것.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제품의 출고가 인상, 판매 장려금 축소 등 방법으로 TV와 세탁기, 노트북PC의 소비자판매가격을 최대 20만원까지 올린 사실이 공정위에 적발됐다.

담합 사실이 적발되면서 정부가 담합 근절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사안이 확산되자 삼성그룹은 지난달 말 담합 근절을 위한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담합 연루 임직원은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횡령, 뇌물 등 부정행위와 동일한 차원에서 해고 등 엄정한 징계를 실시할 것”이라며 “임원·조직 평가에 CP(준법)평가 항목을 반영해 인식을 개선시켜 다시는 담합이 이뤄지지 않도록 사전에 방지해 나가겠다. 기업이미지 제고와 동반성장을 위해 많은 부분을 노력하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그러나 관련업계에서는 이러한 담합 근절 대책이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담합으로 인한 과징금보다 얻는 이익이 아직까지는 크기 때문이다.

이덕승 녹색소비자연대 대표는 “(대기업들이) 소비자 덕분에 성장해왔지만 오히려 소비자들을 등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이번에 적발된 삼성전자 가전 담합의 경우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집단소송이 추진되고 있고, 여기에 공정위가 예산을 지원키로 하면서 삼성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확산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다. 지난달 19일 공정위는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휴대폰 가격 부풀리기 조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한데 대해 사상 최고액인 4억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복귀하면서 윤리경영과 정도경영을 강조했지만 오히려 삼성의 부정부패가 늘어나 언행일치가 안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정위 조사 방해 사실에 대해 이 회장은 격노하며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관련업계의 시선이 아직도 차가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전세계 나쁜기업 3위’ 오명 얻어

여기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소홀하다는 이유로 삼성전자는 ‘전세계 나쁜 기업 3위’라는 오명을 얻으며 기업이미지가 실추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전 세계에서 가장 나쁜 기업을 선정하는 ‘퍼블릭 아이 어워드(the Public Eye Awards)’에서 브라질의 광산·건설업체 ‘발레’, 후쿠시마 원전 사태의 주범 ‘텝코’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어워드를 진행한 그린피스 스위스 지부와 시민단체 베른선언(Berne Declaration)의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네티즌 8만8000여 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삼성전자는 이 중 1만9014표를 받았다.

삼성은 백혈병으로 죽은 노동자들을 책임지지 않고, 50년 간 노동조합을 탄압했다는 이유로 후보에 선정됐다.

주최 측은 “삼성은 반도체 공장에서 유독 물질을 노동자들에게 알리거나 보호 수단 없이 사용해 약 140명이 암 진단을 받았고, 50명의 젊은 노동자들이 사망했다”며 “그러나 삼성은 뚜렷한 증거가 없다고 부인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의 50년 역사는 환경오염, 노동조합 금지, 부패와 탈세 등으로 얼룩져 있지만 한국에서 삼성의 권력은 막강해서 사람들은 ‘삼성 공화국’으로 부른다”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포털 뉴스 게시판에 한 네티즌은 “삼성은 중소기업과 상생도 안하고 노조도 허용안하면서 환경도 개선이 안된다”며 “공장에 화학물질은 쌓아놓고, 반도체 LCD공장에서 병에 걸리면 대부분 백혈병인데 이러고도 악덕기업이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에 의하면 삼성이 운영하는 공장에서 일한 뒤 백혈병이나 암 등 중병에 걸렸다는 사례는 작년 기준 130여 건에 달하며, 지난해 6월에는 이 백혈병을 산업재해로 인정한 첫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1위를 차지한 건설업체 발레는 아마존에 벨루몬테 댐을 짓는 과정에서 4만 명을 쫓아내며 자연을 파괴해 비난을 받은바 있으며, 2위를 차지한 텝코는 사익을 위해 안전장치를 무시하고 핵발전소를 구축해 후쿠시마 원전 참사의 주범이라는 이유로 선정됐다.

글쓴날 : [12-05-03 14:09] 신문관리자기자[news24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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